백화점 전체 화장품 매출의 65%나 차지화장품 기획세트 판매가 크게 늘고 있다.
이는 계절과 유행, 용도에 따라 화장품을 자주 바꾸는 여성들이 기획세트를 선호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화장품 재구매 기간도 줄어 들어 매출도 급성장하고 있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신세계 백화점부문 고객관계관리(CRM)팀이 올 상반기 화장품 매출 구조를 분석한 결과 판매분과 증정분을 포함, 기획세트 매출이 전체의 약 65%를 차지했다.
화장품 재구매 주기도 지난해 3개월에서 2.5개월로 짧아졌다.
그 결과 신세계 백화점 전 점의 7월 화장품 매출은 지난해에 비해 27% 신장했고 특히 강남정은 38.5%나 늘어났다.
김영섭 신세계 화장품 바이어는 "기획세트가 많이 팔리는 것은 같은 계절에도 날씨에 따라 옷을 바꾸듯 화장품도 유행과 용도에 따라 바꿔 쓰는 여성들이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기획세트 판매가 늘면서 백화점에 입점해 있는 대부분의 외국 브랜드들은 경쟁적으로 신상품을 출시하고 있다.
최근 랑콤, 에스티로더 등은 바캉스시즌을 겨냥, 정상제품의 약 15% 분량으로 제작한 기획세트를 출시했다. 또 8월 기획상품으로 바캉스 직후 영양 공급용 기획세트를 출시하고 고객용 DM을 제작하는 등 발 빠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샤넬, 랑콤, 크리스챤 디올, 맥 등은 개당 용량은 줄이고 색상수는 늘린 립스틱, 아이새도 등 색조 화장품을 시즌별로 출시해 한정 판매하고 있다.
가격은 정상품보다 약 20% 저렴하고, 일부 상품은 출시 한 달이면 품절이 될 정도로 인기가 높다.
한편 화장품업체들이 기획세트 마케팅에 열을 올리는 데 대해 곱지않은 시각도 많다.
외국 브랜드는 한국, 일본 등 아시아 일부 국가에서만 기획세트를 제작, 판매하고 있는데 이는 지나치게 유행에 민감한 여성심리를 이용, 장사속에 활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기획세트를 사면 덤으로 주는 증정품 때문에 필요하지 않은 제품을 구입하게 만든다는 비판도 있다.
소비자 정은미(27)씨는 "싼값에 여러 가지 제품을 써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기획세트를 많이 이용한다"며 "덤으로 나온 제품을 써보고 다시 그 제품을 찾게 되는 경우가 많아 때로는 화장품업체의 장사 속에 넘어갔다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임동석기자
정영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