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ㆍ르노삼성자동차ㆍ쌍용자동차 등 외국 자본이 소유하고 있는 국산차 3사가 최첨단 터보엔진을 달고 시장 확대에 나섰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GM은 2월 출시한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트랙스에 적용한 1.4 가솔린 터보엔진을 올해 하반기 출시할 아베오 터보와 크루즈 터보에도 장착한다. 트랙스에 국내 최초로 적용한 1.4 가솔린 터보엔진은 기존 SUV가 2.0리터 디젤엔진이 주축인 것과 달리 배기량은 줄이면서도 터보차저 기술을 결합해 성능은 뒤떨어지지 않는다. 기존 2.0리터 가솔린엔진과 비교해도 힘은 비슷하지만 진동이나 소음은 적고 연비까지 뛰어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한국GM은 제네럴모터스(GM)가 개발한 1.4 터보엔진을 국내에 들여와 부평공장에서 생산하고 있다. 한국GM은 소형차 아베오와 준중형 크루즈에 라인업이 추가될 경우 국내에 1.4 가솔린 터보엔진이 한 축을 이룰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르노삼성도 다운사이징 기술을 접목한 터보 심장을 SM5에 장착해 최근 서울모터쇼에 내놓았다. SM5 XE TCE에는 국내 업게 최초로 중형차에 1.6리터 터보엔진을 장착했다. 닛산의 1.6리터 GDI 터보차저인 ‘MR190DDT’ 엔진이다. 최고 출력 190마력, 최대 토크 24.5㎏의 힘은 동급인 쏘나타 2.0 CVVL(172마력, 20.5㎏ㆍm)보다 강력하다.
한국GM과 르노삼성이 선보인 터보엔진 중 1.4리터급은 현대ㆍ기아차가 아직 양산차에 적용하지 못했다. 글로벌 모회사의 기술력을 앞세워 최근 추세인 다운사이징 기술을 접목한 결과다. 배기량은 줄여 연료 효율은 높여 연비 측면에서 강점이 있고 터보차저를 통해 힘은 뒤떨어지지 않는다. 한국GM과 르노삼성이 하반기 내놓을 소형과 준중형 터보엔진의 파생 모델이 다양한 소비자의 욕구를 충족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소형 SUV와 전기차 등의 개발도 외국계 자본의 자동차 회사들이 앞선 기술력을 뽐내는 영역이다. 한국GM이 이미 국내에 없던 차급인 소형 SUV 트랙스를 출시했고 르노삼성도 동급의 QM3를 6월부터 판매할 예정이다. 트랙스는 개발 자체를 한국GM이 주도적으로 한 모델이다. QM3도 디자인 부문에서는 르노삼성의 역할이 크게 작용했다.
쌍용차도 소형 SUV X100과 이 차에 실릴 1.6리터 디젤엔진을 함께 개발하고 있다. 쌍용차의 한 관계자는 “연구개발(R&D)에 투자되는 금액은 마힌드라그룹에서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친환경 전기차 부문에서도 선순환 효과가 일어나는 추세다. 한국GM이 경차인 스파크의 전기차 모델(EV)을 조만간 출시할 예정이고 르노삼성은 나아가 준중형 SM3의 전기차 모델을 올해 내놓을 계획이다. 자동차 업계의 한 관계자는 “GM이나 르노닛산그룹처럼 글로벌 완성차 업체의 기술력이 국내 업체로도 빠르게 전파되고 있다”며 “파워트레인이나 선행기술 등에서 수입차뿐 아니라 국산차끼리 경쟁하며 우리나라 자동차 산업이 발전하는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