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가 골목에서도 쉽게 찾을 수 있을 만큼 서민들에게 친숙한 생맥주집. 동네 치킨 가게에서 파는 생맥주에서부터 각종 프랜차이즈에 이르기까지 생맥주 브랜드도 셀 수 없을 만큼 많다.
퇴근길, 넥타이 풀어 젖히고 들이켜는 시원한 생맥주 한잔이면 쌓인 하루의 피로가 싹 가신다. 생맥주집이 본격적으로 생긴 것은 1970년대 후반부터.
당시 생맥주 500㏄ 한잔에 450원, 1,000㏄를 시키면 20원 깎아 880원이었다.
요즘 같으면 초등학생도 거들떠보지 않을 100원짜리 동전 하나에 비닐 포장된 마른 땅콩이 안주로 나왔다. 현재 500㏄ 생맥주 한잔은 보통 2,000원 안팎, 다른 물가에 비해 생맥주 값은 그리 많이 오른 편이 아닌 셈이다.
싼 값에 소박하게 행복을 맛볼 수 있는 이 생맥주집이 공정거래위원회의 첫 제물이 됐다.
재계의 검찰 공정거래위는 공정거래법 시행 이후 처음으로 1981년 6월8일 동양맥주(OB맥주의 전신)에 대해 시정명령을 내렸다.
공정거래위는 동양맥주가 OB베어라는 생맥주 판매 체인점을 경영하면서 814개 가맹점과 맺은 계약이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법에 저촉된다고 의결했다.
동양맥주가 가맹점의 실내장식에 특정 시설업자를 지정한 것은 가맹점의 사업활동을 부당하게 구속하는 불공정거래 행위라는 것. 또 안주 가격을 100원으로 묶은 것도 가맹점의 판매자유를 구속한 행위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생맥주 가격을 500㏄ 450원, 1,000㏄ 880원으로 정한 것도 가맹점의 자유로운 가격경쟁을 제한하는 재판매가격유지 행위에 해당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밖에도 7개 안주공급업자를 지정하고 이를 통해 반드시 안주를 구매하도록 한 계약 행위도 불공정거래 행위로 간주했다.
/박민수 편집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