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가 출범하는 계사년(癸巳年). 올해는 부동산 시장이 기나 긴 동면을 끝내고 먹이를 찾는 뱀처럼 활기찬 움직임을 보일 수 있을까. 아직 이르다는 전망 속에서도 희망은 여전하다.
무엇보다 차기 정부를 준비하는 인수위원회가 사회 각 분야의 정책 중 부동산 거래 활성화에 우선 순위를 두고 있다는 점이 기대감을 높인다. 정책이 효과를 보이고 시장이 반응한다면 실수요자를 중심으로 움직임이 일어날 수 있다. 꽁꽁 얼어 붙은 거래가 살아날 경우 추락했던 집값도 바닥을 칠 수 있다.
이런 긍정적인 전망이 가능한 까닭에 올해 분양 시장이 주목된다. 분양가는 떨어졌고 경쟁도 치열하지 않다. 어쩌면 분양 받은 주택이 행운이 될 수도 있다.
부동산정보업체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올해 전국적으로 12만4,000여 가구의 신규 주택이 공급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보다 11% 가량 늘어난 규모다. 이 중 가장 주목 받는 지역은 어딜까. 집을 살 계획을 하고 있다면'뜰 만한' 곳을 우선 염두에 둬야 한다.
지난해 1ㆍ2차 동시분양 모두 성공하면 수도권 분양 시장에 온기를 불어 넣어 준 동탄2신도에서 내달 말부터 3차 분양을 시작한다. 3차 분양 규모는 7,000여 가구. 시범단지 내에 위치해 탁월한 입지를 자랑하는 단지와 쾌적한 조망권을 강조하는 단지, 이밖에 교육 특수를 누릴 수 있는 단지 등 다양한 물량이 쏟아진다.
업계에서는 저렴한 분양가와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 등 교통망, 자족기능 등 매력적인 요인이 많아 3차 동시 분양 역시 좋은 성적을 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동탄2신도시와 함께 올해 분양 시장의 '핵'으로 떠오를 위례신도시도 3,300가구를 공급한다. 지난해 분양단지가 중대형 평형 위주로 구성됐음에도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던 만큼 가격대만 적정하다면 올 분양에서도 흥행 성공을 낙관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게다가 분양에 나서는 건설사들이 대체로 강한 브랜드 경쟁력을 내세우는 곳인데다 전반적인 집값 하락세에도 송파구 주변의 시세는 양호한 편이어서 수요자들이 몰릴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올해는 또 프리미엄 재건축ㆍ재개발 단지 당첨 기회가 많아질 것이라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서울 재건축 ㆍ재개발 신규 분양 물량이 많기 때문.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서울지역 재개발ㆍ재건축 아파트 신규 공급물량은 총 3만5,235가구로 이 중 1만242가구가 일반분양 될 예정이다. 이는 지난 2004년 3만6,705가구가 공급된 후 가장 많은 공급량이다. 재건축ㆍ재개발 아파트는 이미 교통과 편의시설 등 기반시설이 갖춰져 있어 주거 여건이 좋다는 장점이 있다.
또 업계에서는 일부 미분양 물량도 건설사들이 파격적인 혜택을 제공하며 적극적인 판매에 나서고 있는 만큼 입지와 혜택 등을 따져 매매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다.
지방 분양시장도 올해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7,000여가구가 공급되는 세종시에 대한 관심이 높은데다 지방 혁신도시 등도 부동산 시장에 활기를 불어 넣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 기관 이전이 본격화된 세종시는 갈수록 주택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다. 원룸 월 임대료가 50만원 이상이라는 점이 이를 입증한다.
올해 3,900여가구가 공급되는 혁신도시도 공공기관 이전을 계기로 부동산 시장이 활기를 띨 전망이다.
부동산정보업체 리얼투데이의 양지영 팀장은 "올해는 무엇보다 새 정부의 적극적인 부동산 경기 부양 정책을 기대할 수 있는 시점"이라며 "여러 분양 단지 중에서도 경기 상황에 따라 미래가치가 유망하다고 판단되는 곳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