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百, 목표가 9만원 시대 열었다

3.4분기 실적이 발표되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국내외 증권사들의 현대백화점[069960] 목표주가 상향 조정 바람이 불고 있다. 8일 외국계 증권사 대부분이 현대백화점에 사상 최초로 9만원대 목표주가를 제시하며 물꼬를 텄다. JP모건은 현대백화점에 대해 목표주가를 9만5천800원으로 상향 조정했고 골드만삭스와 메릴린치증권도 이날 9만1천원으로 목표주가를 새로 책정했다. 2.4분기 실적 발표 후 외국계 증권사가 당시 파격적인 7만원대 목표주가를 처음으로 제시한 지 불과 3개월여만의 일이다. 신세계에 비해 현대백화점 목표주가 상향에는 인색했던 국내 증권사도 9만원대목표주가에 속속 참여했다. CJ투자증권이 9만4천200원으로 국내 증권사 가운데 가장 높은 목표주가를 제시했고 뒤이어 미래에셋증권과 서울증권, 굿모닝신한증권이 각각 9만3천300원, 9만3천원, 9만원으로 목표주가를 높여 잡았다. 국내외 증권사들의 목표주가 상향 이유는 단연 실적이다. 현대백화점은 전날 3.4분기 영업이익과 매출액이 각각 294억원, 1천806억원을기록, 작년동기 보다 36%, 0.2% 증가했다고 공시했다. 이에 대해 증권사들은 "안정적인 외형성장 속에서 이익면에서도 3.4분기 사상최대의 영업이익이라는 강한 이익개선 모멘텀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여기에 현대백화점의 케이블TV 유선방송사업자(SO)에 대한 투자 확대가 자산가치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고 향후 소비개선이 이뤄질 경우 주가는 다시 리레이팅을이뤄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긍정적 전망 일색속에 현재 주가가 현대백화점의 가치를 과하게 반영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돼 눈길을 끌었다. 7만원의 목표주가를 제시한 한국투자증권 김영록 애널리스트는 "성장.확장 위주의 전략이 결국 주주가치는 훼손시키는 결과를 낳는다"면서 "지난 3~4년 동안은 성장.확장 전략이 후발업체가 무너지면서 괜찮았지만 이제는 아니다"고 말했다. 김 애널리스트는 "신규 점포로 100억원의 추가 수익을 얻기 위해 투자하는 비용이 3천억원에 달한다"면서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막대한 투자금으로 성장에 나서는 것보다 어찌보면 성장을 하지 않는 것이 더 나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 애널리스트는 또 "현대백화점의 경우 아직 2세대로의 상속이 마무리되지 않아 이에 대한 우려감도 여전하다"고 지적했다. 이날 현대백화점은 실적 호평 속에 7만9천500원으로 사상 최고가를 갈아 치웠으나 이내 하락 반전해 오전 10시20분 현재 전날보다 1천200원(1.55%) 내린 7만6천200원에 거래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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