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노베이션 코리아 2014] 국회, 노년층 이익 대변에만 치우쳐 2030세대 목소리 들어줄 장치 필요

■ 갈등 해법은
獨·헝가리 법적 기구 마련… 재정부담·복지 갈등 최소화
국회비례대표에 청년 포함 등 소통할수 있는 제도 도입을

한국 사회가 이데올로기 갈등의 시대, 계층 갈등의 시대를 넘어 세대 갈등의 시대로 진입할 것이라는 경고가 잇따르는 가운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법을 만드는 국회에 청년층의 이익을 대변하는 집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금은 국회가 기초연금 등 노년층의 이익을 대변하는 데 치우쳐 청년층은 상대적으로 소외 받고 있고 나아가 이것이 세대 갈등의 기폭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서용석 한국행정연구원 사회조사센터장은 "우리나라 국회가 청년대표 등을 뽑는다고는 하지만 실질적으로 국회에는 2030세대의 이익을 대변해주는 기구가 없다"고 지적했다. 한정된 경제적 파이를 두고 앞으로 젊은 세대와 노년 세대가 다툴 것으로 보이는데 법을 만드는 국회가 노년층의 이익만 대변한다면 젊은 세대의 반발은 불 보듯 뻔하다는 것이다.

서 센터장은 "독일의 경우 최근 헌법에 '세대 간 정의' 원칙을 삽입해 오는 2016년부터 매년 국가채무 증액한도를 국내총생산(GDP)의 0.35%로 설정하고 2020년부터는 증액을 금지했다"며 "국가부채에 대한 미래세대의 부담을 덜어주고 있다"고 밝혔다. 이 법은 독일 국회의원 100여명이 공동 발의한 법으로 수많은 토론을 수년간 벌여 결국 법제화됐다. 우리나라 국회 역시 이런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서 센터장은 "헝가리도 국회 내에 '미래세대위원회'를 설치해 국회의원을 비롯한 각종 전문가들이 연금·교육·복지 등 각종 분야에서 청년세대의 이익을 대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금의 비례대표제를 변형해 일정 비율의 청년들을 국회의원으로 뽑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 서 센터장은 "이런 접근법은 청년과 노년 세대의 권익 간 균형을 모색해 앞으로 일어날 세대 갈등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세대 간 소통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채종헌 한국행정연구원 연구위원은 "세대 간 소통이 잘 안 되고 있고 소통을 해야 한다고 강조하지만 모두가 소통의 방법도 잘 모르고 있는 상황"이라며 "정규교육 과정에서 대화하는 방법 등을 하나도 배우지 않다 보니 세대 간 소통도 안 되고 있다"고 밝혔다.

채 연구위원은 이어 "단순히 소통을 늘리라는 식의 접근방식보다는 작은 부분에서부터 대화의 물꼬를 트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첨예한 쟁점에 대해 대화를 나누기보다는 친구 문제, 직장 동료와의 문제 등 노년 세대와 청년 세대가 공유하고 있는 문제부터 대화를 풀어나가는 것이 한 방법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 센터장도 "최근 국민대통합위원회가 '국민 미래 비전'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세대 간에 주제별로 대화의 장을 마련하고 있다"며 "이런 대화의 기회를 통해 세대 간 간극을 좁혀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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