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이례적으로 외국인 투자자금이 더 유입될 것이라는 보고서를 내 놔 주목된다. 한은은 21일 '최근 신흥시장국으로의 글로벌 자금유입 확대 배경과 시사점'이라는 보고서를 내놓고 신흥시장국으로의 투자자금 유입이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은이 글로벌자금 동향 보고서를 공개한 것은 드문 경우로, 특히 신흥시장국 경제 조기 회복론 등을 표명했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신흥시장국 주식시장으로의 외국인 투자자금은 3월 이후 순유입으로 전환됐다. 유입규모는 3월 13억1,000만달러에서 4월 84억4,000만달러, 5월 상반월엔 72억5,000만달러로 급격하게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4월30일부터 5월6일까지의 36억6,000만달러는 주간단위로는 2007년 이래 최대치다. 한은은 앞으로 신흥시장국으로의 투자자금 유입이 계속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보고서는 메릴린치가 최근 월가 금융기관의 214명 펀드매니저들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신흥시장국 증시에 대한 순투자확대 응답비중(투자확대 응답비중에서 투자축소 응답비중을 차감)이 2월 –4%포인트에서 3월 4%포인트로 2008년 2월 이후 처음으로 플러스로 전환됐다고 밝혔다. 또 4월에 26%포인트로 급등했고, 이번달엔 46%포인트로 더 확대됐다고 전했다. 이처럼 글로벌자금 유입이 확대되고 있는 것은 위험회피성향이 완화되고 있는 가운데 신흥시장국 경제가 조기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에 근거하고 있다고 한은은 분석했다. 실제 위험회피성향의 경우 3개월물 미 국채 금리와 리보(LIBOR) 금리간 격차로 신용경색 정도를 나타내는 TED스프레드가 지난해 8월에 비해 절반 수준으로 낮아졌으며, 신흥시장국의 신용부도스와프(CDS)프리미엄이 크게 하락한 상태다. 한은은 특히 신흥시장국의 경제 조기 회복론의 타당성을 강하게 역설했다. 우선 중국 경제가 대규모 경기부양책 등으로 빠른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인근 아시아지역 경제에 긍정적인 파급효과를 미칠 것으로 기대했다. 또 주요 신흥시장국은 금융기관 손실규모가 작고, 금융중개기능도 비교적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등 미국 등 선진국에 비해 글로벌 금융위기에 상대적으로 적게 노출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세계경기가 개선 기미를 나타내면서 국제원자재가격이 2~3월 경부터 상승세를 지속함에 따라 브라질, 러시아 등 주요 원자재 수출국가 경제가 원자재가격 상승과 선순환 구조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가세하고 있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한은 관계자는 "한국은 신흥시장국 증시에서 비중이 매우 높은 곳"이라며 "글로벌 자금의 신흥시장국 유입 확대는 선진국이 향후 우리나라 경제를 대단히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는 의미로 판단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