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저축은행이 후순위채 발행에 성공하면서 저축은행들이 후순위채를 통한 자본확충에 적극 나서고 있다.
9일 금융계에 따르면 한국저축은행이 지난 6~8일 판매한 2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에 319억6,000만원이 청약됐다. 신용등급은 투기등급인 BB+, 금리는 연 8.5%로 만기가 5년3개월이나 되지만 자금이 몰린 것이다.
업계에서는 한국저축은행의 후순위채 발행 성공 여부를 향후 저축은행들의 후순위채 발행 여부 및 채권시장의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잣대로 평가해왔다. 최근 채권시장에서는 그동안 BBB급 이하 채권이 거의 소화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달 각각 650억원과 35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발행했던 부산(BB)과 부산2저축은행(BB)은 절반 정도만 소화됐다.
하지만 채권시장 상황이 좋아지면서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유상증자 여력이 부족하고 정부 지원도 기대할 수 없는 저축은행으로서는 후순위채 발행이 유일한 자본확충 수단"이라며 "최근 채권시장의 봄바람에 맞춰 후순위채 발행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했다.
일부 저축은행들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현재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은 2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 발행을 계획하고 있고 솔로몬저축은행도 상황을 봐가며 후순위채를 발행할 방침이다.
윤영진 푸르덴셜증권 연구원은 "시장 참여자들이 적극적으로 리스크 테이킹에 나서고 있다"며 "BBB급 이하 채권시장이 풀리고 있는 만큼 저축은행의 추가적인 채권발행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