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中 ·日 바둑 영웅전] 마왕의 마법이었다

제10보(153~180)



우변에서 벌어진 역전극의 내용은 초보자들에게 난해할 것이다. 이해를 돕기 위해 흑53부터 다시 본다. 흑이 53으로 버티었기 때문에 역전극이 연출되었다는 사실은 앞에서 말한 바 있다. 흑53으로 55의 자리에 물러섰으면 흑승이었다는 것도 앞에서 밝혔다. 콩지에가 흑53으로 버틴 것은 백62가 선수라는 사실을 깜빡 잊어버리고 참고도1의 흑1 이하 5로 우변의 백 5점을 체포할 수 있다고 착각을 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그것은 백6 이하 14로 중원의 흑대마가 잡힌다. 또 하나. 콩지에가 참고도2의 흑1로 막으면 된다는 사실을 읽어내지 못한 것은 수읽기의 착각이 있었던 것 때문이었다. 백이 2로 끊으면 흑3 이하 14로 역시 흑이 망한다고 보았을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흑3으로는 5의 자리에서 몰아 아무 수도 나지 않는다. 백6으로 7의 자리에 몰면 흑은 언제든 2점을 싹싹하게 내주어 그만이고…. 최종 결과는 273수끝 백11집으로 되었는데 그것은 끝내기 과정에서 콩지에가 자폭을 했기 때문이었다. 정상적으로 끝내기를 했더라면 백이 1집이나 2집을 이기는 바둑이었다. "이세돌은 정말 마왕이야. 마법으로 콩지에의 얼을 빼어 몽유병자로 만들고 말았어."(서봉수) 어쨌거나 이세돌은 난적 콩지에를 격파하고 준결승에 올라갔다.(66…54) 180수 이하줄임 백11집승.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