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쿠바가 21∼22일(현지시간) 열린 첫 국교정상화 실무협의에서 대사관 재개설 등 구체적 합의에는 실패했다.
미국 협상대표단 단장인 로베르타 제이컵슨 국무부 서반구 담당 차관보는 이날 쿠바 아바나에서 협상 종료 후 “양국 간에 상호 신뢰가 없었던 지난 50여 년의 관계를 극복해야 한다”면서 “관계 정상화 이전에 논의할 것들이 있으며, 따라서 앞으로 추가 대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쿠바 측 협상 책임자인 호세피나 비달 외무부 미국 담당 국장은 “양국 간 대화가 상호 존중하고 전문적이며 건설적인 분위기에서 진행됐다”면서 “앞으로 다시 만나기로 했다”고 전했다.
비달 국장은 그러나 “우리는 미국의 어떤 내정 간섭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 양국 간에 이견이 있음을 내비쳤다. 양국은 이번 첫 협의에서 인권, 이민문제 등을 놓고 큰 견해차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비달 국장은 첫날 회의에서 쿠바 난민들에 대한 미국의 특별 대접이 쿠바인의 미국 불법 입국을 부추기고 있고 여기에는 인신매매와 플로리다 해협 항해 강행 등의 여러 부작용과 위험이 뒤따른다고 비판하면서 이민 정책 수정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쿠바는 미국의 포괄적인 금수조치 해제와 더불어 대사관 개설 이전 테러지원국 해제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국 대표단은 추후 다시 만나 협의하기로 했으나 구체적인 일정은 아직 잡히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