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경기회복의 최대 장애물은 세계 각지를 덮친 맹추위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국의 소비자신뢰지수가 급락하는 등 지난달 맹추위와 폭설의 악영향이 나타나고 있다고 23일 보도했다. 미국 민간경제조사단체인 콘퍼런스보드에 따르면 2월 소비자 신뢰지수는 46.0으로 전월의 56.5(수정치)에 비해 크게 떨어져 지난해 4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한 바 있다.
글로벌인사이트의 브라이언 베튠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폭설과 추위가 소비욕구를 깎아 내렸다"고 분석했다. 그는 "2010년 내로는 소비심리가 경기회복을 부추기지는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럽 최대 경제대국인 독일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났다. 기업인들의 경기전망을 나타내는 2월 기업환경지수(BCI)는 전월 95.8에서 95.2로 하락했다. 독일의 BCI가 하락한 것은 11개월 만에 처음이다. 이는 유통 및 레저업계의 매출 감소 탓으로 해석된다. 또 추운 날씨로 건설경기가 위축된 점도 원인으로 꼽혔다.
독일의 코메르츠방크는 "추위와 폭설이 소비자들의 지갑을 닫았다"며 "같은 원인으로 올해 1ㆍ4분기 국내총생산(GDP)도 0.3%포인트 정도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지난 1월 독일의 기온은 1987년 이후 가장 낮았다.
23일 발표된 프랑스의 1월 소비자지출지수는 2.7% 하락했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예상치인 -1.1%보다 훨씬 낮은 수치다. 벨기에 기업들의 경우 예년에는 폭설 등의 기후적 원인으로 사업장을 폐쇄하는 일수가 평균 15~20일이었지만, 올해는 30일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메르츠방크는 유로권의 GDP 성장률도 0.1%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