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een is Green] 쑥쑥 크는 녹색산업… '친환경 마케팅' 꽃피운다

'금융+기술+유통' 결합한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급부상
재정투입·규제 혁파 힘입어 '녹색 르네상스' 시대 활짝

#사례1. 영국 정부는 2020년까지 무려 1,200억 달러를 투자, 바다 연안에 세계 최대규모인 총 25기가와트(GW)의 풍력터빈을 건설 중이다. 이런 가운데 골드만삭스는 지난해 5월 영국 등에서 활동 중인 양날 풍력터빈 업체 노르딕 윈드파워(Nordic Windpower)에 대해 중대한 투자결정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노르딕 윈드파워는 전세계 풍력시장이 연간 200억 달러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사례2. 중국은 2020년까지 자국내 대체에너지 사용 비중을 15%까지 높이기 위해 대체에너지 개발ㆍ이용 장려 법률인 중궈커자이셩능위안파(中國可再生能源法)를 2006년 1월 1일 공표했다. 이에 따라 2007년 중국에서 열린 중일 에너지보호 종합 포럼에선 중국이 오는 2011년까지 세계 에너지보호설비 주문량의 30%를 차지해 시장규모가 3,000억 달러에 이를 것이란 분석이 제기됐다. 이런 가운데 홍콩에 본사를 둔 투자은행 CLSA아시아ㆍ태평양마켓(Asia Pacific Markets)이 영미권의 자본 유치를 통해 중국 등의 재생에너지산업에 투자하는 펀드를 운영하는 등 다국적 자본이 중국으로 향하고 있다. 전세계에 녹색 르네상스의 물결이 일고 있다. 그린 경영이 기업들의 비용 부담만을 유발하는 노력 봉사에서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화수분으로 거듭나고 있는 것이다. 과거의 그린 경영은 단순히 친환경설비 등을 통해 에너지절약과 기업 이미지 개선, 환경보호 효과를 얻는 수준에 불과했다. 하지만 이제 친환경산업 자체가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성장했다. 이에 따라 그린경영도 과거의 전통적 개념을 탈피, 금융자본과 첨단산업기술ㆍ유통망 등을 접목해 자체적으로 새로운 수익을 발굴하고 이를 통해 친환경분야를 더욱 발전시키는 선순환 고리의 개념으로 변모하고 있다. 앞선 두 가지 사례는 전세계적으로 그린 경영 모델이 ‘수익=친환경’의 선순환 구조로 자리잡고 있는 상황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각국 정부가 적극적인 재정투입과 규제 혁파에 나서면서 시장이 성장의 발판이 마련되면 금융기관이 뛰어들어 자금줄을 만들고, 관련 기술이나 유통망을 가진 기업들이 이를 바탕으로 시장에 진출해 환경산업을 더욱 성장시키고 있다. 이 같은 그린경영 모델은 이제 국내에서도 움트고 있다. 정부가 녹색성장을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주창하고 있는 가운데 금융권이 먼저 동참하고 나섰다. 국민은행은 기술보증에 500억원을 특별 출연, 녹색산업 지원에 나서는가 하면 친환경기업 금리우대 대출 상품을 개발했다. 신한은행은 기업의 환경친화도를 기업대출심사의 중요한 판단 지표로 도입했으며 기업에 투자하는 금융상품을 개발, 그린 산업의 자금 파이프 모델을 선도적으로 마련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환경과 접목시킨 금리 우대 적금 상품을 개발, 그린 테마를 자금시장의 화두로 제시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또한 녹색 기업을 지원하기 위한 금융상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은행들의 이 같은 움직임은 자금줄에 목마른 환경산업계에 스프링쿨러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정보통신(IT) 업계도 녹색 물결로의 동참을 준비 중이다. 전세계적으로 독보적인 우리나라의 IT기술과 자본이 친환경 산업과 만난다면 전세계가 주목할 녹색 르네상스를 이룰 수 있다. 한승수 국무총리도 지난 20일 세계 최대 규모의 산업전시회인 독일 하노버 박람회 개막식에서 축사를 통해 “한국은 저탄소 녹색성장을 새로운 국가비전으로 선포하고 녹색 뉴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며 “독일의 (환경친화적) 기계공업 기술과 한국의 IT기술을 접목하면 대단한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녹색협력을 제안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한국통신(KT)은 최근 회사 정관에 신재생 에너지를 새로운 사업분야로 추가, 태양광발전 사업 등으로의 진출을 꾀하고 있다. 또한 전략사용을 무려 10% 가량이나 줄여주는 똑똑한 전력망인 ‘스마트그리드’ 연구를 추진, 독보적인 신사업 분야를 개척 중이다. 유통분야에서도 신세계백화점 등이 그린 경영을 본격화하는 등 녹색 혁명은 확산일로다. 대형 유통기업들의 이 같은 움직임은 소비자들의 생활양식 변화에 직접적인 변화를 줄 수 있다는 점에서 그린경영ㆍ그린산업 확산에 큰 효과를 줄 수 있다. 국내 산업계에도 녹색 르네상스가 기지개를 펴면서 앞으로의 과제는 이들 산업별 그린경영을 유기적으로 엮어 시너지를 내는 쪽으로 방향이 모아질 전망이다. 아직은 금융과 기술, 유통, 산업 분야의 기업들이 각각 자신의 영역에 갇혀 나홀로 그린경영을 하는 수준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책당국과 민간기업 등이 지혜를 모아 시너지 그린경영의 시대를 열 수 있는 모델을 마련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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