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해 등ㆍ하굣길에 투명우산 사용을 의무화하자.”
“부모에게 등ㆍ하교 시간을 알려주는 알리미를 설치하자.”
개점 휴업 상태인 국회 회의장이 오랜만에 불을 켰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회의장에서 10일 제5회 어린이 국회가 열린 것. 전국에서 모인 210명의 어린이 국회의원들은 2시간 동안 질서 있는 태도로 자리를 지켰다. 최근 사회문제를 반영한 기발한 법안을 제안하는가 하면 날카로운 대정부 질문을 쏟아내기도 했다.
이날 어린이 국회에서 처리된 법안은 15건. 이 가운데는 최근 급증하는 어린이 관련 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법안이 눈길을 끌었다. 장마철 급증하는 어린이 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해 투명우산 사용을 의무화하는 법안, 유괴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등ㆍ하교 시간 알리미 설치와 위치 추적 시스템을 의무화하는 법안을 내 표결처리했다. 이날 어린이들이 제출한 법안에는 실행에 필요한 예산 우선순위를 밝히는 등 정교한 법안을 만들려고 고심한 흔적이 엿보였다.
이날 전국 각지에서 올라온 어린이 의원들은 한나라당 정미경ㆍ강명순, 민주당 김효석, 친박연대 정영희 의원 등 ‘진짜 국회의원’에게 대정부 질의도 했다. 초등학교 급식비 미납 사례를 들며 이를 낮출 방안을 묻거나 방과후학교가 예산 부족으로 미비하다는 지적에는 국회 의원들도 수긍할 수밖에 없었다. 이날 자녀와 함께 방문한 김현진(41)씨는 “아이들조차 평소에 국회를 싸움만 하는 곳이라고 여기는데 오늘 진지하게 답변한 국회의원들을 보고 그런 생각을 조금은 해소할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