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토지보상금 지급 지연으로 토지 소유자들이 집단 소송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마곡지구 전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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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공사가 토지 보상금을 늦게 지급했다는 이유로 마곡지구의 토지 소유자들로부터 소송을 당할 위기에 처했다.
30일 SH공사 및 마곡지구 토지 소유자들에 따르면 SH공사가 이 지구에 대한 토지 보상을 진행하면서 보상금을 소유권 이전 등기 후 최대 한달가량 늦게 지급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사인 간의 매매에서는 소유권 이전 등기와 잔금 납부가 동시에 이뤄진다.
마곡지구의 토지 보상을 담당하는 SH공사의 한 관계자는 “마곡지구의 경우 협의 초기에 하루 평균 100명가량이 몰리면서 물리적인 시간이 많이 소요됐다”며 “등기소에서 소유권 이전 등기 서류가 넘어오는 데만 2주가량 걸려 보상금 지급이 늦어졌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토지 소유자 편의를 위해 강남 본사 대신 강서구 현장에서 신청을 받은 게 초기에 많은 사람이 몰리게 된 이유 같다”고 덧붙였다.
마곡지구의 토지 협상 대상자는 대략 2,000여명으로 총 보상규모는 3조5,000억원가량에 달한다. 토지 보상은 ▦토지 및 지장물 조사 ▦보상계획 공고 ▦감정평가 및 보상액 산정 ▦보상협의의 단계로 진행되며 보상협의에서 협의가 성립되면 소유권 이전과 함께 보상금이 지급된다.
토지 소유자들은 그러나 보상금 지급이 늦어져 손해를 봤다며 변호사를 구하는 등 소송을 준비 중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일반적인 부동산 매매에 비해 보상금 지급 시기가 너무 늦어져 소유자들이 승산이 있다고 판단한 것 같다”며 “일부 변호사들은 먼저 나서서 소유자를 모집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마곡지구는 80% 이상(보상금 기준) 협의가 끝난 상태여서 3조원가량이 한달 늦게 지급됐다고 가정하면 소유자들은 120억원(연 5% 기준)가량의 이자를 못 받게 되는 셈이다.
SH공사 관계자는 “보상금 지급 시기에 대한 소송은 지금껏 없었기 때문에 결과를 장담하기는 힘들다”며 “소송 통보를 받으면 그에 따라 대응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