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의 재선이 4일 확정되자 일본 정부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존 케리 후보의 당선을 내심 우려해왔기 때문이다.
일본 정부는 부시 대통령의 재선 성공으로 제2기 '밀월관계'를 강화해갈 것으로 전망된다. 양국간 첫 현안은 이라크에 파견된 자위대의 주둔기한을 연장하는 문제다.
일본정부는 1년 연장안을 다음달 각의에서 처리할 방침이다. 최근 일본인 인질의 참수와현지 치안악화 등이 걸림돌로 거론돼왔다.
그러나 부시 대통령이 재선됨에 따라 강행될 전망이다. 자위대의 이라크 파견에 이은 주둔연장 방침은 미국의 압력에 가까운 요청에 의한 것이다.
그러나 미국이 주도하는 전쟁에 군대를 장기간 파견함으로써 양국의 결속은 향후 동맹을 넘어 '혈맹'의 수준으로 굳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북정책과 관련, 일본 정부는 케리 후보의 당선을 우려했다. 그가 북한 문제를양자회담으로 풀 수 있음을 거듭 표방해왔기 때문이다. 그 경우 '일본인 납치' 문제가 배제될 것을 일본 정부는 걱정해왔다.
외무성 관계자들은 부시 대통령의 집권으로 일단 일본 정부가 바라는 6자회담의 틀이 유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부시 대통령의 집권 2기 내각에 강경파가 득세할 경우 "북한의 반발이 거세져 최악의 경우 1994년 한반도 위기가 재연될 가능성도 있다"(외무성 소식통)는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양국간 머리를 맞대고 풀어야 할 최대 현안 중 하나가 주일미군 재배치 문제라는데 이론이 없다.
문제는 양국 정부가 이해가 엇갈리는데 있다.
미국측은 워싱턴주 소재 육군 제1군단 사령부를 일본 본토로 이전, 동아시아는 물론 중동에까지 이르는 사령탑으로만드려는 구상을 갖고 있다.
반면 일본측은 주일미군이 밀집해 있는 오키나와(沖繩)를 중심으로 반미감정이 거세지자 가급적 이곳에서만이라도 미군을 내보내려는 입장이다.
양국은 자위대의 이라크 주둔 연장과 주일미군 재배치, 일본인 납치문제를 포함한 대북정책 등 3대 현안을 놓고 기본적으로 '찰떡 공조'를 더욱 강화해갈 것으로예상된다.
그러나 양국간 동맹을 '미국 추종'으로 비판하는 여론이 강한데다 자위대의 주둔연장 방침에 대한 정치권 내에서의 반대 목소리도 강해 막상 사안 마다는 파열음을 낼 가능성도 높다는 지적이다.
(도쿄=연합뉴스) 신지홍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