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1% 유지 배경ㆍ전망] 美 경기회복 싹 굳건히 키우기 의지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28일 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현행 1%의 단기금리를 유지한 것은 경제 회복의 싹이 굳건히 뿌리내릴 때까지 충분한 자양분을 공급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되고 있다. 이에 따라 FRB는 적어도 연말까지 은행간 콜금리를 올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FOMC의 핵심은 회의 후 발표문이다. 지난 5월 앨런 그린스펀 의장이 디플레이션 가능성을 경고한 이후 미 국채(TB) 시장이 요동 친 뼈아픈 기억이 있기 때문에 이날 발표문은 의도적으로 잘 다듬어졌다. 발표문은 “인플레이션이 바라지 않는 방향으로 낮아질 위험성을 예측가능한 미래에까지 깊은 관심을 두고 있다”고 전제, “상당기간 동안 적정 금리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FRB는 경기가 완전하게 회복해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되고, 기업의 과잉 설비가 해소될때까지 현재의 저금리를 유지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FRB가 경기 회복 조짐에도 불구하고 45년만에 최저 금리를 장기간 유지키로 한 또다른 배경은 인플레이션이 올라갈 가능성보다 낮아질 가능성(디스인플레이션)이 더 크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현재 미국의 인플레이션은 1~2% 대에 머물러 실질금리는 1% 이하에서 간신히 플러스 영역을 유지하고 있다. 제조업 부문의 투자가 살아나지만, 설비 과잉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에 상품가격에 상승압력(프라이싱 파워)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것이 저금리 유지의 토대가 되고 있다는 판단이다. 이날 FOMC는 미 경제 회복에 대해 조심스런 입장을 피력했다. 월가는 30일 발표되는 3ㆍ4분기 국내총생산(GDP)가 6.2%의 높은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뉴욕증시의 주가는 1년 이상 황소장세를 이어가 다우지수 1만 포인트, 나스닥 지수 2,000 포인트의 문턱에 진입했다. 내구재 주문량이 9월에 0.8% 상승, 5개월째 개선된 것으로 나타나 불황의 주범이었던 제조업 부문이 바닥을 지났다는 자신감을 갖게 했다. 이 같은 뚜렷한 증거에도 불구하고, FRB가 미국 경제를 신중하게 관찰하는 것은 지금까지의 회복이 ▲저금리 ▲대규모 감세 ▲이라크 전쟁 종결후의 심리적 안정 ▲달러 약세등의 약물 효과에 의해 나타난 것이며, 최종 수요 창출에 의한 경제의 구조적 회복이 아니라는 판단에서다. 따라서 경기 부양의 약효가 떨어질 때에도 미국 경제의 건강이 유지될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 남아있고, 그때까지 `상당 기간` 지켜보아야 한다는 조심성이 금융정책에 반영됐다. 컨퍼런스 보드가 발표한 9월 경기선행지수는 0.2% 하락했다. 따라서 미 경제가 3ㆍ4분기에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더라도 아프간 전쟁 직후인 2002년 1ㆍ4분기에 5%의 성장을 기록한 후 성장력이 꺾인 전례를 되풀이할 가능성을 배제할수 없고, FRB는 일시적인 경기 호조로 금리를 올렸다가 다시 내린 캐나다ㆍ한국등의 우를 범하지 않겠다는 신중성을 보여주었다. <김정곤기자 mckids@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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