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북해유전 급속 고갈

하루 생산량 8년새 41%나 '뚝'…
개발 투자도 작년 14%줄어


영국 북해지역의 유전이 급속도로 고갈되고 있다. 이에 따라 고유가라는 호재에도 불구, 관련기업들이 투자를 줄이고 있다. 26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지난해 북해유전의 원유 및 가스 사업에 들어간 투자규모가 국제유가의 고공행진에도 불구,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영국의 유전사업 관련단체인 오일&가스 UK에 따르면 기업들은 지난해 북해유전에 49억파운드(96억달러)를 투자했지만 이는 전년에 비해 14% 줄어든 규모라고 밝혔다. 하지만 채굴비용이 그 사이 15~20% 오른 것을 감안했을 때 실질적인 투자액은 그보다 더 적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영국의 일일 평균 원유생산량은 1999년 290만배럴에서 지난해 170만배럴로 8년만에 41%나 줄었다. 영국 정부는 애초 북해유전에서 오는 2010년까지는 일일 원유생산량을 300만배럴로 유지하겠다는 계획이었지만 현재와 같은 상황에서는 평균 240만배럴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원유고갈 위기를 느낀 기업들이 새로운 유전을 찾아 채굴 사업을 확장하고 있지만 매년 눈에 띄게 줄어드는 매장량을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실제로 지난해 북해지역 111곳에서 유전개발이 추진됐다. 이는 2006년에 70곳에 불과했던 것에 비해 상당히 늘어난 결과다. 오일&가스 UK측은 지난해 발견된 유전에서 3~4억배럴의 원유가 묻혀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문제는 이들 유전에서 추출한 원유가 상업적으로 장기간 유통될수 있을 정도로 그 매장량이 충분치 않다는 사실이다. 지난해 개발된 유전에서 일일당 생산가능한 원유량은 2,000만배럴인데 이는 현재 북해유전에서 생산되는 1주일치 원유량에 해당한다. 전문가들은 이와 관련, 지난 90년대 이후 지역 유전개발 사업등이 결렬되고 이에 대한 투자가 지속적으로 이뤄지지 않은 것이 북해산 원유의 고갈을 앞당겼다고 분석했다. 따라서 북해유전에 대한 투자 효율성도 떨어졌다. 지난 2003년 원유생산업체들이 이 지역에 쏟아부은 투자액은 36억파운드다. 환산하면 이는 원유 1배럴당 2.80파운드를 지불한 셈이다. 지난해 업체들은 49억파운드를 투자했는데 1배럴당 지불한 비용은 8.20파운드로 급등했다. 우드 맥켄지 컨설팅사의 로드리 토마스는 “유전사업이 활발히 진행되고는 있지만 낙후된 인프라와 비용상승이 발목을 잡고 있다”며 “이는 비단 영국만의 문제가 아니라 북해유전 자체의 수명이 다했다고 보는 것이 맞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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