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사자'에도 코스닥 맥못추네

5,000억원 이상 사들여 … 기관 ‘팔자세’에 지수는 하락
향후 코스닥 시장 전망은 엇갈려


코스닥시장에서 개인이 18거래일 주식을 사들이며 연속 순매수 최장 기록을 세웠다. 하지만 같은 기간 동안 기관은 줄곧 주식들을 팔아 치우고 있어 개인들의 선전이 빛을 잃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11일 코스콤에 따르면 코스닥시장에서 개인은 주식 347억원 어치를 사들이며 지난달 19일 이후 18거래일 연속 순매수를 기록했다. 이는 코스콤에서 매수 주체별 일별 순매수 금액을 집계한 이후 최장 기록이다. 종전기록은 지닌 1999년 10월 25일부터 같은 해 11월 16일까지의 17거래일이었다.

전문가들은 개인의 ‘순매수 행진’을 종목 중심으로 대응하는 투자자들의 속성에서 찾는다. 한국거래소(KRX)의 한 관계자는 “코스닥기업들의 실적이 코스피 기업들보다 상대적으로 저조한 모습을 보이는 등 투자 매력도가 떨어졌지만 개인투자자들은 종목중심으로 투자를 결정하기 때문에 큰 영향을 받지 않았다”며 “그 동안 각종 테마주가 끊임없이 나온 것도 개인들을 끌어들인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개인투자자들의 순매수에도 불구하고 하지만 개인이 계속 사들인 18거래일 중 코스닥지수가 상승한 날은 겨우 5일 뿐이었으며 주가도 해당 기간 동안 498.49에서 475.14로 23.35 포인트 하락했다. 개인이 17거래일 연속 순매수 했던 11년 전 1,709.00에서 2,248.50로 무려 539.5 포인트나 뛰었던 것과는 대조를 이루는 모습이다.

이처럼 개인의 순매수 행진에도 지수가 부진을 면치 못했던 이유는 기관들이 같은 기간 18일 연속 순매도로 대응을 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개인은 이 기간 동안 5,063억원을 사들였지만 기관은 약 4,900억원 어치를 팔았다.

증권업계에서는 코스피지수가 1,750선을 넘어서면서 급격하게 늘어난 펀드환매 움직임 때문에 기관이 코스피에 비해 상대적으로 불안정한 코스닥 주식을 매도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앞으로 전망에 대해서도 전문가들의 견해가 엇갈리고 있다. 박석현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정보기술(IT) 업종의 실적이 개선되기 전까지 외국인과 기관의 투자는 주춤할 것”이라며 “향후 코스닥지수의 상승 가능성도 불투명하다”고 비관적인 입장을 보였다. 반면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장에 큰 악재가 있어서 지수가 빠진 것이 아니므로 상승 가능성은 충분”하다며 “펀드환매는 올라가기 위한 ‘성장통’으로 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이준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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