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 부정사용 피해 '눈덩이'

신용카드, 부정사용 피해 '눈덩이' 사고매출 작년 850억원으로 두배나 급증 직장인 김모씨(30)는 지난해말 고속도로 휴게소에 자가용을 잠시 주차했다 신용카드가 들어있는 지갑을 통째로 잃어버리는 낭패를 당했다. 김씨는 자택에 도착한 후에야 도난사실을 알고 즉시 분실신고를 했으나 이미 누군가 9차례에 걸쳐 모두 210만원을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카드사는 "분실당시 지갑이 부인의 가방 속에 들어있었다며 보관상의 과실을 들어 일부 금액만 보상해주겠다"고 고집, 결국 80%만 피해 보상을 받는데 만족해야 했다. 최근 들어 신용카드 보급이 크게 늘어나면서 이 같은 카드 부정사용에 따른 사고매출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이에 따라 카드사들은 조기경보 시스템을 개발하는 등 피해를 줄이기 위한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7개 카드사들이 작년 한해동안 분실하거나 도난 당한 신용카드를 제 3자가 부정사용해 발생한 사고 매출규모는 모두 850억원. 이는 전년의 350억원에 비해 142.86%나 급증한 것이다. 또 소비자보호원은 지난해 분실ㆍ도난에 따른 소비자 피해구제 접수건수가 모두 252건으로 전년의 114건보다 121.05%나 급증했다고 밝혔다. 소보원 이경진차장은 "카드 분쟁의 80%이상이 분실ㆍ도난에 따른 부정 사용"이라면서 "약관에 책임소재가 구체적으로 명시되지 않아 문제점을 낳고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사고매출 중 절반 이상이 카드사의 손실로 처리돼 건전한 신용사회 정착에 큰 걸림돌이 되고 있으며 카드사의 손익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실정이다. 카드사 관계자는 "사고 매출이 대부분 신용판매에서 발생하고 있다"면서 "가맹점들이 본인 확인을 소홀히 하는데다 카드 관리를 소홀히 하는 바람에 피해가 커지고 있다 "고 밝혔다. 카드사들은 현재 회원들이 분실ㆍ도난 후 25일 이내에 신고하면 전액 보상 처리해주고 있지만 가맹점의 잘못이나 본인 과실로 드러날 경우 보상을 거부하는 사례도 적지않아 분쟁을 빚고 있다. 이에 따라 카드사들은 부정매출을 최소한으로 줄이기 위한 다각적인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삼성카드는 최근 업계 처음으로 인공지능 카드사고 검색시스템을 개발, 분실ㆍ도난카드가 적발될 경우 아예 파출소(112)에 신고토록 만들었으며 비씨와 국민카드도 사전 경고 전산망을 갖추는 등 사고관리 시스템을 부쩍 강화하고 있다. 소보원 관계자는 "카드사들이 보상제도를 운영할 때 회원의 입장에서 적극적으로 해석하는 게 필요하다"면서 "소비자들도 카드를 현금이상으로 철저하게 관리하는 등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하다"고 당부했다. 정상범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