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석유화학·태양광·첨단소재에 올인

KPX화인케미칼 지분 50%·濠 '엠피리얼' 지분 40% 인수… 사업구조 대수술
첨단소재 해외기업 인수도 고려

방한홍(왼쪽) 한화케미칼 대표와 양준영 KPX홀딩스 부회장이 13일 서울 중구의 법무법인 광장 사무실에서 KPX화인케미칼 인수계약을 맺은 뒤 협약서를 들어 보이고 있다. /사진제공=한화그룹


한화그룹이 사업구조를 석유화학·태양광·첨단소재 중심으로 전면 재편한다. 이를 위해 국내 석유화학 업체인 KPX화인케미칼을 인수하고 호주 태양광업체의 지분도 사들인다.

한화그룹은 13일 계열사인 한화케미칼이 가구와 자동차·페인트·신발 등에 사용되는 폴리우레탄의 원료인 톨루엔 디이소시아네이트(TDI·Toluene Diisocyanate)를 생산하는 KPX화인케미칼 지분 50.7%를 420억원에 인수한다고 밝혔다.

KPX화인케미칼은 매출의 75%를 수출하는 중견 석유화학 회사다. 그동안 한화케미칼이 KPX화인케미칼에 염소를 팔면 KPX화인케미칼이 이를 바탕으로 TDI와 염소화합물을 만들었다. 한화케미칼은 이곳에서 다시 TDI와 염소화합물을 구매해 폴리우레탄과 폴리염화비닐(PVC)을 생산해왔다. 이 같은 거래관계에 있던 KPX화인케미칼을 인수하면서 수익성을 높이면서 안정적인 원료 공급체제도 갖출 수 있게 됐다고 한화 측은 설명했다. 한화케미칼은 KPX화인케미칼 인수 이후 가동정지 상태에 있는 3개의 TDI공장을 재가동해 연간 4,000억원의 매출을 올릴 계획이다.

한화케미칼 관계자는 "지난 4월 약 3억4,000만달러의 해외주식예탁증서를 발행해 약 3,535억원의 자금을 조달했고 최근에는 드림파마를 매각해 1,945억원의 유동성이 생겼다"며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추가 인수합병(M&A)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한화는 또 다른 사업 축인 태양광사업 강화를 위해 8일 호주의 태양광 사업자인 엠피리얼사 지분 40%를 인수했다. 매입대금은 30억~40억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엠피리얼사는 호주에서 주택용 태양광사업과 에너지 절감사업을 하고 있는 곳으로 2011년 설립됐다. 한화는 엠피리얼 인수를 통해 연간 1GW에 이르는 호주 주택용 및 산업용 태양광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 이를 바탕으로 전력 사용량 모니터, 절감 시스템 같은 태양광 연계 사업으로도 사업영업을 확대할 방침이다. 한화그룹은 엠피리얼 외에 일본과 독일·중동 지역에서 태양광 소매업체 인수와 발전소 운영사업 참여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첨단소재 분야로의 사업확대도 다각적으로 추진한다. 계열사인 한화첨단소재를 통해 차량 경량화를 위한 탄소계 복합소재 개발과 전자소재 부문의 나노 프린팅과 코팅기술 개발 같은 첨단소재 부문으로 사업 다각화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한화 측은 설명했다. 이를 위해 한화케미칼과 함께 사용하던 연구소를 분리 독립하고 연구인력도 대폭 늘리기로 했다. 아울러 해외 자동차·필름 관련 소재기업 인수도 적극 강구하기로 했다.

그룹 관계자는 "경쟁력이 없거나 시너지가 부족한 사업 부문은 과감히 매각하고 석유화학 및 태양광 사업 부문의 수직계열화를 완성해 관련 사업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며 "자동차·전자소재를 중심으로 한 첨단소재 분야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설비 증설과 해외 업체 인수를 적극 추진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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