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성 장세땐 대장주 공략하라

유동성 장세땐 대장주 공략하라 [조영훈기자의 개미 新투자전략] 주식시장이 유동성장세에 대한 기대감으로 한껏 부풀어 있다. 주가가 본격적인 상승국면으로 진입해 기업실적 호전을 바탕으로 움직이는 이른바 실적장세가 마무리되면 하락추세가 본격화되는데 이 때 주식시장에 활력을 주는 것은 전광석화처럼 왔다가 사라지는 유동성장세다. 따라서 개미투자자 입장에서는 약세장에서도 유동성장세에 잘 대응하기만 해도 단기간에 고수익을 올릴 수 있다. ◇유동성장세의 성격 유동성장세는 말 그대로 '돈의 힘에 의해 주식시장이 단기간에 폭발적으로 상승하는 국면'을 말한다. 따라서 굳이 논리적으로 상승이유를 설명하는데는 다소 무리가 있다. 그러나 유동성장세는 ▦시장 분위기를 바꿀 수 있을 정도의 신선한 재료 ▦주식시장에 새롭게 유입되는 자금 ▦시장을 선도하는 핵심주 등 3박자가 맞아떨어져 단기간에 폭등세를 보인다. 유동성장세는 짧게는 1주일에서부터 길게는 2개월정도에 걸쳐 상승한다. 이 기간에는 대체로 사기 쉽고 팔기 쉬운 주식이 시장을 선도한다. 증권주와 은행주, 저가대형주를 비롯한 주식들이 시장을 선도하는 경우가 많이 나타나는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또 이러한 장세에서는 주식시장에서 주식을 사기 위해 들어온 자금의 수위를 나타내는 고객예탁금이 단기간에 급증한다. 따라서 고객예탁금이 유입추세로 전환됐는지의 여부는 유동성장세의 성공여부를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척도다. ◇유동성장세의 주식매수전략 유동성장세의 뚜렷한 특징을 보면 최초에 시장을 선도했던 종목군이 마지막 국면까지 시장을 이끄는 경우가 많다. 이는 추세를 형성하며 오르는 장세가 아니기 때문에 주도주로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기 때문이다. 유동성장세를 만났을 때 주식매수의 기본원칙은 속칭 대장주를 공략하는 것이다. 유동성장세에서 대장주와 주변주의 수익률 편차는 대단히 커서 자칫 주변주를 공략할 경우 손해를 볼 우려도 있다. 대다수 개미투자가는 선도종목에 대해 '벌써 많이 올랐잖아' 또는 '지금 사면 물릴텐데' 하는 생각 때문에 덜 오른 주식을 찾게 된다. 그러나 여기에 함정이 있다. 주변주는 단기간 시세가 집중적으로 오르는 국면에서 그만큼 상승탄력, 즉 시장인기도가 떨어지는 종목이다. 또 주변주는 철저하게 대장주식의 주가움직임에 연동해 움직이는 경향을 보인다. 그래서 유동성장세에서는 거래량 상위종목군중에서 주가움직임이 좋은 종목을 고르면 실패확률이 적다. 일단 주식을 사게 되면 주가가 꺾일 때까지 보유해야 한다. 왜냐하면 선도주의 주가조정은 '장중에 일정시간 약세를 나타내는 정도'에서 그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만약 초기 매수시점을 놓쳐 주가가 크게 빠지는 것을 기다린다면 살 기회가 쉽게 오지 않는다. 전문가들은 '5일선 매수전략'이 유동성장세에서는 효과적인 대응전략이라고 분석한다. 주가가 떨어질 때까지 기다리지 말고 장중에 5일선까지 하락할 때 매수하는 것이 좋다는 것이다. ◇유동성장세의 주식매도전략 유동성장세는 펀더멘털에 근거하기보다는 수급이나 재료에 의해 움직이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에 다소간 투기적인 성향이 있다. 따라서 주식을 아무리 싸게 잘 샀어도 매도시점을 놓치면 공염불이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유동성장세에서 주식매도의 사인은 거래량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이전까지 오르는 국면에서는 꾸준히 거래량이 늘어날 것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바닥권에서 사상최대 거래량이 나타나기도 한다. 반대로 상승이 진행되는 과정에서는 오히려 거래량이 최고수준에 비해서는 다소간 줄어드는 모양을 보인다. 그러나 상투권에 도달할 때는 다시 거래량이 큰 폭으로 증가해 거래량만으로도 매도시점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 거래량을 이용한 매도방법의 경우 자칫 속임수 조정국면에서 매도를 하는 실수를 범할 수도 있다. 이러한 문제를 보완하는 방법으로 '5일선 붕괴시 매도전략'을 추천하고 싶다. 주가 5일선은 단기수급을 나타내는 선으로 유동성장세는 단기간 급등패턴을 보이기 때문에 5일선이 붕괴될 경우 이는 '최후의 매도사인'이 될 수도 있다. 실적장세와 달리 유동성장세에서는 5일선이 깨진 다음 주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 유동성장세를 이끌었던 자금들은 시세가 마무리되면 시장을 빠져나가기 때문이다. 초기국면과 달리 상투국면에서는 고객예탁금이 오히려 감소보다는 유입되는 속임수를 나타낼 수도 있어 투자자들을 현혹하기도 한다. 초기에 유입된 자금이 장세를 이끈 주도자금이라면 말기에 유입되는 자금은 그야말로 개미들의 한발 늦은 매수세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또 다른 특징으로 유동성장세 말기국면에서는 초기의 선도주를 중심으로한 선별적인 상승세와 달리 시장의 거의 모든 주식이 동반해서 상승하는 국면이 전개된다. 이러한 현상은 뒤늦게 시장에 유입된 자금으로 주도주를 사자니 바닥에서 크게 올라있어 부담스럽고 주식을 안사면 손해를 볼 것 같아서 주변종목이라도 매수하겠다는 심리가 작용하기 때문이다. 유동성장세는 폭풍우처럼 몰아쳐서 단기간에 박진감 넘치는 흐름이 전개되기 때문에 투자자들의 이성적인 판단을 마비시킨다. 따라서 대부분의 투자가는 초기에 오히려 냉정하게 대응하다 매수시점을 놓치고 나중에는 불안감속에서 흥분하면서 매수해 상투를 잡는 경우가 허다하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조영훈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