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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7년 이전까지 아메데오 모딜리아니의 그림에 등장하는 대부분의 모델들은 화가, 조각가, 시인, 소설가, 화상, 콜렉터 등 비교적 높은 수준의 교육을 받은 인물들이었다. 그러나 1915년 그려진 이 작품의 모델은 루이즈라는 평범한 소녀다. 변화는 익명의 보통 사람들이 대거 모델로 등장하는 모딜리아니 후기 작품의 도래를 암시한다.
모딜리아니는 모델에 대한 표현을 보다 완성도 있게 그리기 위해 습관적으로 같은 모델을 두 번 이상 그리는 버릇이 있었다고 한다. 작은 크기의 캔버스에 모델의 얼굴을 중심으로 한 상반신을 먼저 그리고, 다음 큰 캔버스에 전신을 그리는 방식을 즐겨 사용했다. 루이즈 역시 두 번에 걸쳐 그려졌다. 붉은 색이 화면 전체를 강하게 지배하고 있는 이 작품과 같은 포즈, 같은 구도의 전신을 그린 작품 또한 존재한다는 의미다. 개인 소장 중으로 알려진 전신 작품은 배경색이 회색과 갈색이라는 점이 조금 다르다. 또 전신은 모델의 외형적 분위기를 보다 쉽게 파악할 수 있게 한 반면 상반신 그림은 얼굴과 표정에 초점을 맞춰 인물의 내면적 관찰에 집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