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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수 마니아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오페라를 색다르게, 더 많은 사람에게 소개하기 위한 공연이 잇따라 무대에 오른다.
21일 개막하는 오페라 연극 '햄릿'은 고급문화로 인식되고 있는 오페라의 생활화를 위해 성악가와 연극배우, 뮤지컬 배우가 함께 만든 협업 작품이다. 200만 원 상당의 상품을 내건 장르명 공모가 진행될 만큼 지금껏 만나본 적 없는 신개념 공연이다. 연극으론 4시간, 오페라론 3시간이 넘는 햄릿을 90분으로 압축한 이 공연은 성악가와 합창단이 노래로 전하는 웅장함과 연극·뮤지컬 배우들이 선사하는 극적 재미가 어우러진 독특한 매력을 선사할 예정이다. 장면에 맞게 아리아와 대사가 혼용되기 때문에 오페라에 익숙하지 않은 관객들이 느끼는 이질감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작품을 맡은 김진만 연출은 "오페라는 극을 이끌어가는 언어인 성악부터 어려운 장르인 데다 대부분 원어로 진행되기 때문에 국내 주 관객층이 2만 명에 불과하고 이 때문에 공연 일수도 하루 이틀에 불과했다"며 "'오페라는 어렵다'는 선입견을 깨고 문턱을 낮추기 위해 이번 작품에선 노래와 대사를 모두 한국말로 하고, 아리아 역시 새로운 악기를 활용해 현대적인 맛을 더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3분의 1은 연극·뮤지컬 배우의 연기가 주도하는 극적 재미와 안무, 3분의 2는 성악가와 전문 합창단(스칼라오페라전문합창단)이 꾸미는 전통 오페라로 구성해 꽉 찬 감동을 맛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바리톤 김동섭이 예술감독을 맡았다. 11월 21일~12월 28일 용산아트홀 대극장 미르.
서울시오페라단은 20일부터 창작 오페라 '달이 물로 걸어오듯'을 무대에 올리고 있다. 한 남자가 자신의 부인의 계모와 여동생을 살해해 암매장한 실화에 상상력을 더해 만든 이 작품은 현실적인 소재로 관객에게 한층 가깝게 다가선다. 제작 단계부터 염두에 둔 '잘 들리는 대사'도 주목할 만하다. 오페라에 등장하는 성악가들은 대부분 이탈리아 노래를 위한 창법을 써 한국말로 노래할 땐 발음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 단점이 있었다. 작곡을 맡은 최우정 작곡가는 우리말을 성악 발성으로도 정확하게 연결하기 위해 이현복 서울대 명예교수의 '한국어 표준 발음사전'까지 참고했다. 최 작곡가는 최근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음악 자체가 말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한국어도 세대나 지역 등에 따라 고저 등이 너무 달라 표준발음사전을 기준으로 음악과 대본의 고저장단을 맞추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23일까지 세종문화회관 세종M씨어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