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한·EU FTA 11월 잠정 발효

정부 16일 국무회의 통과… 내부 절차 발걸음 빨라져
다음달 양측 정식 서명 가능할 듯


협정문 번역작업 지연을 이유로 차일피일 미뤄져왔던 한국과 유럽연합(EU)의 자유무역협정(FTA) 정식 서명이 다음달 이뤄진다. 양측은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리는 오는 11월 이전 한ㆍEU FTA를 잠정 발효시키기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17일 정부의 한 고위관계자는 “EU 측에서 번역문 검토작업을 비롯해 이사회 서명과 각국 동의를 조만간 마무리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다”며 “9월께 서명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간 EU 측은 22개 회원국 언어로 된 협정문 번역작업이 늦어진다는 이유로 당초 1ㆍ4분기로 예정됐던 정식 서명을 계속 늦춰왔다. 이로 인해 일부에서는 자동차ㆍ기업형슈퍼마켓(SSM) 분야를 문제 삼으며 협정문 수정을 요구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다.

이에 우리 정부는 최석영 FTA교섭대표가 지난달 벨기에 브뤼셀을 방문해 이그나시오 가르시아 베르세로 EU 수석대표와 회담을 갖는 등 공식ㆍ비공식적으로 속도를 내줄 것을 요청했고 EU 측은 최근 11월 열리는 G20 서울 정상회의 이전에 잠정 발효시키자는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연내 발효’라는 목표를 위해 양측이 ‘협정문 잠정발효 조항’을 활용하기로 한 대목이다. EU는 의회의 승인을 받아 정식발효를 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릴 때 27개 회원국 대표로 구성된 EU 이사회가 미리 잠정발효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잠정발효와 정식발효는 효력은 같지만 EU 측이 한ㆍEU FTA를 잠정 발효시키기 위해서는 일단 한국의 비준 절차가 모두 마무리돼야 한다.

따라서 정부도 한ㆍEU FTA 발효를 위한 내부 절차 진행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정부는 지난 16일 국무회의에서 한ㆍEU FTA 안건을 통과시켰고 조만간 대통령 재가를 받을 계획이다. 우리가 대통령 재가를 받고 EU 측이 이사회 승인을 받으면 정식서명을 하게 된다. 정식서명 후에는 양측 모두 국회 비준 절차가 이뤄져야 한다.

한편 한ㆍEU FTA는 지난해 7월 최종 합의안이 타결됐고 10월 협정문에 대한 가서명이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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