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치샷으로 강풍 잠재워…역시 박남신(41·써든데스)이었다.
「아이언 샷의 귀재」 박남신이 초속 13㎙를 넘나드는 강풍을 정교한 펀치 샷으로 잠재우고 2000시즌 KPGA투어 개막전이자 올시즌 창설대회인 제1회 호남오픈골프선수권(총상금 2억원)에서 우승했다.
선두에 5타차나 뒤진채 마지막라운드를 출발한뒤 거둔 대역전승이다.
전날 1언더파로 공동 9위에 머물렀던 박남신은 23일 전남 화순에 있는 남광주CC(파72·6,318㎙)에서 벌어진 대회 최종일 경기에서 버디3개, 보기1개로 2언더파 70타를 치며 합계 3언더파 285타를 기록, 남영우(27·지산CC)를 2타차로 제치고 정상에 올라 통산 20승째(국내 19승·해외 1승)를 기록했다. 우승상금 3,600만원.
전날까지 6언더파로 단독선두를 달렸던 재미교포 남영우는 이날 버디4개, 보기7개, 더블보기1개로 5오버파 77타를 쳐 합계 1언더파 287타로 단독 2위에 만족했다.
이날 최대의 복병은 바람이었다. 경기 내내 쓰고 있던 모자가 벗겨져 바람에 날리고, 워터해저드의 물이 일렁일 정도인 초속 11㎙~14㎙의 강풍(광주기상청)이 불어닥쳐 이를 극복할 수 있는 전략적인 컨트롤 샷, 즉 정교한 아이언 샷이 승패의 분수령이 됐다.
박남신은 아이언 샷의 귀재답게 이같은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특히 위기때마다 절묘한 펀치 샷을 구사하며 노련미를 과시했다.
박남신은 맞바람이 강하게 부는 오르막형인 파5의 첫 홀을 시작으로 5번홀까지 안정된 파플레이를 펼친 뒤 6번홀에서 3㎙짜리 첫 버디를 낚아 선두와의 격차를 2타차로 좁히며 역전의 불을 댕겼다.
선두 남영우는 1, 2번홀 연속보기로 불안하게 출발한 뒤 3, 4번홀 버디로 이를 만회하며 리드를 지켰으나 5, 6번홀에서 또다시 연속 보기로 무너져 6번홀에서 2타차로 쫓기는 신세가 됐다.
3개홀을 앞서 플레이하던 박남신은 6번홀의 버디를 발판으로 파4의 8번홀에서 180㎙ 세컨샷을 핀 30㎝에 떨군뒤 버디를 잡아내 1타차로 바작 따라붙었다. 이어 파3의 9번홀(190㎙)에서 그린 미스했으나 홀 17㎙거리에서 퍼터로 칩인시켜 남영우와 4언더파로 공동선두를 형성했다.
팽팽하던 선두권의 균형은 후반 첫 홀에서 깨졌다. 박남신은 후반들어 11번홀에서만 보기를 기록했을 뿐 나머지 8개홀을 모두 파로 세이브하는 안정된 플레이로 남영우의 추격을 뿌리쳐 초대챔프의 영예를 안았다.
남영우는 파4의 10번홀에서 티샷을 OB를 낸데 이어 버디2개, 보기3개로 경기를 마쳐 박남신에 무릎을 꿇었다.
이밖에 김주희가 합계 2오버파 290타로 단독 3위에 올랐으며, 최광수, 이부영, 최윤수 등 3명은 합계 4오버파 292타로 공동 4위를 기록했다. 전날 5언더파로 단독 2위였던 아마추어 김대섭(19·성균관대 1)은 이날 13오버파 85타를 쳐 합계 8오버파 296타로 공동15위까지 밀려났다.
최창호기자CHCHOI@SED.CO.KR
입력시간 2000/04/23 17: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