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지난 10월말 현재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0% 줄어든 1,085억 달러에 이른다. 수입은 767억달러로 작년 동기에 비해 무려 37.5%나 급감했다. 무역수지는 318억8,000만달러 흑자로, 연간으로 따지자면 380억~400억달러 흑자를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과거의 기록이던 88년(89억달러)의 4배를 넘어서는 규모다. 이같은 대규모 무역수지 흑자가 가능하게 된 것은 설비투자 감소에 따른 자본재 수입 격감, 내수부진으로 인한 소비재 수입 격감 등이 그 원인으로 마냥 즐거워 할 일이 못된다.올 수출은 그런대로 넘긴다 치더라도 내년이 걱정이다. 내년의 수출환경은 한층 더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미국의 경기전망이 그렇게 밝지 않은데다, 일본의 경기회복도 기대할 바가 못된다. 동남아나 중남미 지역의 금융위기도 우리나라의 수출환경에 영향을 주는 커다란 변수다.
한국의 경제성장은 수출이 주도해 왔다. 한 통계에 따르면 수출이 10% 증가하면 국민소득은 77억달러가 늘고 경제성장률은 1.8% 포인트 높아진다. 1인당 국민총생산(GDP)도 170달러 정도 증가한다. 40여만명분의 신규 일자리도 제공해 준다. 그만큼 수출이 국내경기에 활력을 불어 넣을 수 있다는 뜻이다.
따라서 수출에 대한 기대는 내년에도 클 수 밖에 없다. 우리가 IMF체제에 들어서게 된 것도 결국 외환부족에서 비롯된 것 아닌가. 외환부족은 수입이 수출보다 많기 때문에 빚어진 것이다. IMF체제 극복도 해법은 수출에서 찾아야 한다. 우리경제의 사활이 수출에 달려있는 것이다.
수출을 위해 총력전을 펼 때다. 정부는 정부대로 피부에 와 닿는 정책으로 수출기업 지원에 나서야 한다. 기업들도 저가품 중심의 소나기식 수출을 지양, 고부가 상품으로 승부를 겨루어야 한다. IMF체제속에서 구슬땀을 흘리면서 「수출 한국」의 의지를 일군 무역인들의 노고를 치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