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ELD상품 봇물

원금은 보장 되면서 年10% 고수익 가능
주가 상승 기대감 찾는 고객들 늘어
상반기 10개중 4개 이자 한푼도 못건져
"꼼꼼히 따져 가입을"



종합주가지수가 1,400선을 오르내리면서 주가지수연계예금(ELD)이 고객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ELD는 코스피 200과 같은 주가지수나 특정 주식의 주가나 금리 등 다양한 기초자산을 바탕으로 지수 변동에 따라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상품이다. 최근 은행의 정기예금 금리가 연 3% 대에 머물고, 향후 주가가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ELD를 찾는 이들이 늘고 있다. 하지만 ELD는 제대로 골라서 가입해야 한다. 상황에 따라서는 연 10% 대 이상의 고수익을 낼 수 있지만 이자 한 푼도 건질 수 없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은행, 고수익 ELD 봇물=현재 은행들은 코스피 200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만기 1년짜리 ELD를 내놓고 있다. 코스피 200지수란 시장을 대표하는 종목 200개를 선정해 이들의 주가를 지수화한 것으로 특정 주가를 기준으로 할 때보다 변동성이 적어 안정적이다. 특히 최근에는 은행들이 ELD 가입금액만큼 연 4%대의 고금리 특판정기예금 가입기회를 주기도 한다. 우리은행은 오는 30일까지 코스피 200지수에 연동되는 ‘하이믹스 복합예금 23호’를 판매한다. 이 상품은 만기 1년으로 고수익형과 안정형으로 나뉘는데, 고수익형은 만기 때 코스피 200지수가 기준지수 대비 상승폭이 30%를 초과하지 않은 경우 최고 연 18%의 금리를 제공한다. 하지만 가입기간 중 한 번이라도 지수상승폭이 30%를 넘어선 적이 있으면 수익률은 연 3.2%로 확정된다. 즉 코스피 200지수가 가입시점 수준에서 30% 내로 올라야 최대 수익을 낼 수 있고 30%를 넘게 상승하면 오히려 수익률이 줄어드는 셈이다. 안정형은 만기시 코스피 200지수가 기준지수보다 같거나 상승하면 연 5.0%의 금리를 적용하고 하락해도 연 0.5%의 최저수익률을 보장해준다. 하나은행은 26일까지 4가지 형태의 ELD를 판매한다. 모두 만기는 1년이며 코스피 200지수를 바탕으로 수익률이 결정된다. 안정형은 만기 때 코스피 200지수의 상승폭이 20% 이하면 최고 연 5.2%, 20%를 초과해도 연 5.2%로 금리가 확정된다. 적극형은 20% 미만 상승시 최고 연 7.6%를 받을 수 있지만 한 번이라도 20%를 넘으면 연 2.8%로 수익이 확정된다. 안정투자형은 최고 연 6.75%, 상승형은 코스피 200 상승폭에 따라 무제한으로 이자를 받을 수 있다. 농협도 26일까지 ‘상승 낙아웃형’과 ‘디지털 옵션형’ 2가지의 ELD를 판다. ‘상승낙아웃형’은 코스피 200지수에 따라 최고 연 12%, ‘디지털 옵션형’은 최고 연 6.5%의 금리를 받을 수 있다. 부산은행과 대구은행도 코스피 200지수에 연동되면서 각각 최고 연 7.5%와 연 15%의 금리를 제공받을 수 있는 ELD를 판매 중이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ELD는 만기에 주가지수가 떨어지더라도 원금이 보장되고 만기시 주가지수가 상승하면 정기예금 대비 높은 금리를 받을 수 있다”며 “안정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추구하는 고객에게 적당한 상품”이라고 말했다. ◇ELD, 이자 못 건질 수도 있어=ELD에 돈을 묻어 뒀는데, 정작 이자를 받지 못한다면 어떨까. 올해 상반기에 만기가 돌아온 주요 시중은행의 ELD 상품 10개 가운데 4개는 수익률이 0%인 것으로 조사됐다. 국민ㆍ우리ㆍ신한ㆍ하나은행 등 4대 은행이 지난 해 판매한 ELD 43개 중 18개의 수익률이 0%를 기록한 것이다. 글로벌 금융위기의 영향으로 주가지수가 폭락한 데 원인이 있지만 그만큼 ELD도 수익률 측면에서는 리스크가 있는 셈이다. 수익률이 연 5% 미만인 것도 9개나 됐다. 당시 정기예금 금리는 연 5% 대로 43개 ELD 가운데 63%를 차지하는 27개 상품이 정기예금보다도 못한 수익을 냈다. 뒤집어 보면 ELD에 드는 것보다 정기예금에 가입했으면 더 좋은 수익을 낼 수 있었다는 뜻이다. 따라서 높은 수익률을 제공한다는 말에 현혹되지 말고 향후 주가전망을 제대로 한 뒤 ELD에 가입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특히 대부분의 ELD는 주가가 일정 구간 안에서 오를 때 최고 수익을 낼 수 있는 낙아웃(Knock-Out)형이 많기 때문에 세세한 주가전망이 필수적이다. 낙아웃형은 주가가 많이 오르면 오히려 수익률이 줄어드는 구조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상당수 은행들이 ELD가 주가지수가 떨어져도 원금이 보장되고 주가가 오르면 높은 수익률을 낼 수 있다고 홍보하고 있다”며 “하지만 정작 수익률은 정기예금보다 못한 경우가 나올 수 있기 때문에 꼼꼼히 따져보고 가입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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