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선두경쟁 결정적 변수로/현대,공격적 마케팅으로 월 6,000대 판매 목표/대우,「중고차가 공제 할부판매」 이후 매출 급증「9월대전」의 승자가 되자.
현대와 대우자동차가 경차시장에서 9월 초부터 한판승부를 겨루게 됐다.
현대가 경차인 「아토스」를 9월1일 부터 출하하면서 이 시장을 독점해온 대우와 한판승부를 펴게 된 것. 배기량은 8백㏄로 국내에서 판매하는 차량 가운데 가장 작은 것이지만 이번 대결의 의미는 그보다 몇배나 크다는게 두회사의 입장이다.
▲의미=무엇보다 경차시장의 확대를 가져올 수 있다는 점에서 자동차 공급구조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
국내 최대업체인 현대가 가세, 경쟁체제가 되면 치열한 판매전과 함께 경차수요는 늘어날 것이다. 올 상반기중 대우의 티코판매는 3만2천6백대. 한달평균 5천4백대가 약간 넘는다.
승용차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6.1%. 현대가 가세하면 양사의 치열한 판촉전과 소비자들의 인식이 높아지면서 판매가 1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업체는 보고있다. 고유가시대와 함께 경차기준의 확대(현재 8백㏄에서 1천㏄로) 및 보급확대를 위한 특혜확대 등도 경차 수요확대의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두 회사에서 갖는 의미는 선두경쟁의 결정적인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승용차 내수시장에서 두 업체는 서로 정상에 오를 수 있다고 호언하고 있다. 이미 지난달에는 대우가 『순수자가용(택시제외)만 따지면 우리가 현대를 앞질렀다』고 발표, 한바탕 논쟁을 벌인 상태다. 이런 가운데 현대는 경차를 내놓게 되면 티코의 일부수요를 잡을 수 있다며 벼르고 있다.
▲현대자동차=현대가 아토스에 쏟는 열의는 대단하다. 경차시장에 처음으로 참여한다는 의미외에 정몽규회장이 추진한 첫 프로젝트라는 뜻도 있다. 아울러 경차에서 대형에 이르기까지 풀라인업 체제를 갖춘다는 의미도 크다.
현대는 9월이 시작되는 첫날 출하, 월초부터 파상적인 공세를 편다는 전략이다. 이에앞서 오는 27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보도발표회를 갖고 1일부터 5일까지 현대로서는 처음으로 전국 10대 도시를 돌며 순회신차발표회를 갖게 된다. 정회장이 직접 이 행사를 주관, 아토스 붐을 일으키겠다는 것이다. 전국순회발표회는 지금까지 대우의 특허처럼 활용돼온 신차이벤트. 이를 현대가 시행키로 한 것은 그만큼 가벼운 아토스에 무게를 실었다는 것으로 보면 된다. 현대는 이같은 공격적인 마케팅을 전개하면 한달에 6천대는 판매할 수 있다며 벼르고 있다.
▲대우자동차=현대의 9월공세에 맞서 이달들어 중고차 가격을 공제해 초기부담을 덜어주는 「새로운 할부판매제」의 대상에 티코를 포함시켰다.
대우는 내년 초에 경차이면서 디자인이나 성능에서 티코보다 한단계 진전된 신차(M100)을 내놓게 된다.이런 시점에서 티코에 대한 중고차 보상을 실시한다는 것은 손실을 감수한 선택이다. 신차가 나오면 중고차값이 급락, 그만큼 회사의 부담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현대가 내년초 후속차가 나오는 쏘나타Ⅲ에 대해 중고차 보상제를 실시하면서 「3년보상」(40%)보다 「2년보상」(55%)을 강조하는 것도 중고차 값 급락에 따른 손실을 최소화하자는 뜻이다.
대우는 티코에 대한 중고차 보상제실시(8일) 이후 하루평균 1백50대 판매되던 것이 4백대로 크게 늘어났다고 밝히고 있다.
대우는 45개월간 티코로 아토스를 막다 내년부터는 M100으로 임무를 교대하면 현대의 공세를 상당부분 억제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박원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