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in 마켓] 김태훈 엘 에너지 대표

"바이오 중유 중심으로 사업 재편할 것"
생산·유지보수 시스템 구축… 원가·품질 등 경쟁력 뛰어나
3년 후 매출 1조 달성 기대



"올해 바이오 중유 시장을 선도하는 바이오에너지 전문기업으로 자리매김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김태훈(46·사진) 엘에너지 대표는 "기존의 시스템에어컨 설치 사업부문은 내년까지 잡혀 있는 기존 공사 수주분을 수행하는 선에서 현상유지만 할 계획"이라며 "올해부터 바이오 중유 사업을 본격화하는 등 사업 구조를 신재생에너지 중심으로 재편할 것"이라고 밝혔다.

엘에너지의 주력사업은 본래 시스템에어컨 설치, 플랜트 건설 및 기계설비공사 등이다. 지난해 바이오 중유 사업체인 덕분오일을 인수한 것을 계기로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가 아니라 사업 구조를 신재생에너지 쪽으로 바꾸기로 했다. 지난 4월에는 사명을 에어파크에서 엘에너지로 바꾸기까지 했다.

바이오 중유는 식물성 및 동물성 유지, 미세조류 등 해양 바이오매스를 토대로 생산된 친환경 에너지원이다. 석유계 연료인 벙커C유를 대체할 에너지원으로 각광 받고 있다.

바이오 중유 시장의 전망은 밝다. 500㎿ 이상의 설비 규모를 지닌 발전사업자는 총 발전량 중 일정 부분에 대해 신재생에너지를 의무적으로 공급해야 하는 신재생에너지공급의무화(RPS) 제도 도입으로 바이오 중유와 같은 저황연료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올해 기준 3% 수준에 불과한 신재생에너지 의무공급량은 매년 0.5%포인트씩 늘어나 오는 2021년에는 10%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엘에너지의 강점은 국내 업체 중 유일하게 바이오 중유 생산·유지보수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는 점이다. 신재생에너지 시장에서 SK케미칼·GS바이오 등 굴지의 대기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비결이다. 김 대표는 "현재 시장에 뛰어든 16개 업체 중 바이오 중유를 전문적으로 생산하는 업체는 엘에너지가 유일하다"며 "바이오디젤 생산설비를 토대로 바이오피치에 바이오디젤을 혼합(blending)하는 방식으로 중유를 만드는 여타 업체들과 비교해 원가 및 품질 측면에서 경쟁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엘에너지는 바이오 중유에 특화된 생산능력을 토대로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엘에너지는 4월 한국동서발전의 바이오 중유 입찰에서 3,000㎘ 전량 수주에 성공했다. 올 3월 2,000㎘ 수주에 이어 두번째다.

조만간 진행될 한국중부발전의 바이오 중유 입찰도 기대해볼 만하다는 게 김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이전에 중부발전의 3만3,000㎘ 입찰에서는 자금 문제로 실패했다"며 "그러나 이번 입찰의 경우 실제 납품이 10월부터 이뤄지기 때문에 자금을 조달할 시간적 여유가 있는 편"이라고 밝혔다. 원가 측면에서 가격경쟁력이 확실한 만큼 원재료 확보를 위한 자금만 갖춰진다면 해볼 만하다는 것이다. 다행히도 최근 몇몇 기업이 재무적투자자 형식으로 투자할 의향을 조금씩 내비치고 있다고 한다.

올해는 에너지 사업 본격화에 따른 수익성 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 대표는 "바이오 중유 사업의 명시적인 영업이익률은 12%지만 실질적으로는 15%까지 가능하다"며 "원유 수입→제조→판매까지 걸리는 시간이 두 달 정도에 불과해 사업의 회전율이 굉장히 빠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엘에너지는 지난해 2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바 있다.

김 대표는 "3년 후 매출 1조원의 에너지 전문업체로 커 있을 것"이라며 "바이오 중유 시장의 잠재력이 무한하고 엘에너지의 기술력이 뛰어난 만큼 충분히 달성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