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앞으로 하이닉스의 매각안 부결에 따른 별도 대책을 강구하지 않는 대신 모든 것을 채권단과 하이닉스에 맡기기로 했다.정부 고위관계자는 2일 '매각안이 만족스런 수준은 아니었지만 매각만이 하이닉스를 살릴 수 있는 유일한 방안이었고 그 상대방은 오로지 마이크론 밖에 없었다'며 '매각협상이 결렬된 이상 하이닉스 처리는 전적으로 채권단이 알아서 할 일'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채권단은 하이닉스에 신규자금 지원이나 채무조정을 결코 할 수 없다는 입장이며 만약 정부가 신규지원이나 채무조정에 관여할 경우 세계무역기구(WTO)의 보조금 협정을 위배하는 셈이 된다'고 말했다.
이같은 정부의 입장은 정부가 그간 하이닉스 매각협상 과정에 암묵적으로 개입해 왔지만 앞으로는 WTO나 미국 무역대표부(USTR) 등의 제소를 의식할 수 밖에 없다는 현실 인식에서 비롯된 것으로, 하이닉스 처리를 둘러싼 향후 정부의 대응이 주목된다.
이 관계자는 또 '설령 채권단이 신규지원을 하더라도 지원액의 80%가 손실처리되는 상황에서 어느 채권은행이 지원에 나서겠느냐'며 '하이닉스의 운명은 극히 불투명한 반도체 가격에 달려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인피니온, 삼성, LG 등에 대해 재매각을 추진하는 방안에 대해 '성사 가능성이 거의 없다'며 '하이닉스는 비메모리 부문의 해외 매각을 통해 어느 정도 시간은 벌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울=연합뉴스) 정주호기자[경제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