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업체들의 해외 카탈로그 촬영이 다시 기지개를 켜고 있다.패션업체들은 IMF 이전까지만 해도 홍보용 카탈로그나 광고사진 촬영을 주로 해외에서 했으나 IMF시대를 맞은 지난해에는 상당수 업체들이 국내에서 작업을 진행했다. 그러나 올들어 환율이 안정되고 의류 경기가 살아나자 촬영작업을 위해 해외로 나가는 업체들이 급격히 증가하는 추세다.
청바지업체인 ㈜닉스는 지난해 국내에서 카탈로그 촬영을 했으나 올초 봄·여름 시즌을 앞두고 고소영을 모델로 파리에서 광고 사진을 찍었으며 가을·겨울 시즌에 맞춰 오는 7월말 런던 또는 뉴욕에서 촬영계획을 잡고 있다.
제일모직·에스에스도 지난해와 달리 최근 스포츠의류인 「라피도」의 이미지 광고 사진을 해외에서 찍었다. 이와함께 골프의류인 「아스트라」와 올초 뉴욕에서 들여온 힙합캐주얼 「후부」는 해외 촬영을 검토중이다.
내의업체인 태창 「빅맨」은 지난해까지 국내에서 촬영했으나 올 가을·겨울 카탈로그를 위해 지난달 호주에서 촬영을 마쳤다. 휠라코리아도 IMF직후인 지난해초 제주도에서 촬영을 했으나 효과가 부진하다고 판단, 다시 해외 촬영을 재개했다. 여성복업체인 대현도 「모조」 광고 사진 촬영팀이 지난주말 뉴욕으로 떠났다.
이같은 현상을 놓고 일부에서는 패션업계는 벌써 IMF가 끝났냐, 의류업체들이 장사가 잘되긴 잘되는 모양이라는 등 비난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에대해 패션업체들은 국내 톱모델들의 모델료가 너무 비싸진데다 웬만한 연예인들은 이미 타사 모델로 활동중이어서 새로운 모델 잡기가 어려워진 만큼 해외에서 외국인 모델을 쓰는 것이 오히려 효과적이라는 입장을 강변하고 있다. 일부 라이선스 브랜드의 경우 브랜드 이미지 특성상 외국인 모델을 쓰지 않을수 없다는 것도 이유 중의 하나.
이와함께 외국인 모델을 국내에 데리고 와서 쓰는 것도 여의치 않다는 것. 업계 한 관계자는 『외국인의 경우 법무부에서 취업 비자를 잘 내주지 않기 때문에 아예 국내에서 쓰기는 어려워졌다』면서 『국내모델에 비해 상대적으로 모델료가 낮으면서 효과가 높은 외국인 모델을 손쉽게 쓰려면 외국에서 촬영할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효영 기자 HYLEE@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