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개인 신용대출 잡아라"
한도 확대·금리인하등 시장공략 본격화
담보대출 수요가 급감함에 따라 시중은행들이 개인 신용대출 늘리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은행들은 개인 대출 한도를 확대하고 금리를 인하하는 한편 다양한 틈새 상품을 개발해 신용대출 시장을 공략할 방침이다. 그러나 신용대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연체율이 높아지는 등 '개인대출 리스크'에 대한 부담도 커지고 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8일 "2/4분기부터 신용대출 한도를 늘리고 금리를 다소 낮추는 방안을 적극 추진중"이라고 밝혔다. 하나은행은 이를 통해 올해 개인대출 규모를 지난해보다 30%이상 늘릴 방침이다.
국민은행도 최근 우대고객에 대한 신용대출 금리를 인하한데 이어 대출한도도 사실상 확대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신용대출 한도가 5,000만원이지만 최근 신용도가 우수한 A급 고객에 한해 더 많이 대출해주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은행은 지난해만 해도 신용도가 높은 고객에게 금리를 0.25%포인트 감면해 줬지만 지난달부터 이를 0.25~2.0%포인트로 늘려 사실상 대출 금리를 인하했다.
서울은행도 신용대출 규모를 늘리기 위해 최근 거래실적이 없는 신규 고객들을 위한 직업별 대출 시스템을 개발, 3월부터 가동할 방침이다. 또 신용대출 한도도 3,000만원에서 5,000만원까지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조흥, 한미, 주택은행 등 다른 은행들도 신용대출을 확대할 계획이다. 조흥은행은 현재 신용대출 금리 인하를 검토하고 있으며, 새로운 무보증 대출상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한미은행은 5,000만원 한도의 신용대출 적용 등급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주택은행도 무보증 자동차 대출 상품을 개발, 올해만 5,000억원 이상 대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처럼 은행들이 보증인이나 담보가 없는 신용대출을 늘리려 하고 있지만, 이로인해 부실 개인여신이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한미은행 관계자는 "최근 재직증명서를 위조해 대출을 받는 사례가 적발되고, 연체율이 올라갈 조짐을 보이는 등 개인여신이 불안해지고 있다"며 "은행이 신용등급 검사시스템을 강화하는 등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방법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상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