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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박근혜 대통령과 함께 독일 방문길에 나선 고경찬 벤텍스 대표는 우연한 기회에 독일 바이오업체와 인연을 맺었다. 고 대표는 "간담회에서 같은 테이블에 앉아서 잠깐 이야기를 나눴던 독일업체 관계자가 귀국하고 나서 비즈니스 상담 문의 메일을 보내왔다"며 "경제사절단을 계기로 여러모로 독일에 진출하거나 신사업을 진행할 때 도움을 받게 된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조붕구 코막중공업 대표는 올초 인도·스위스 경제사절단으로 인도를 방문한 뒤 인도 광산장비 업체와 합작법인 계약을 마무리하고 법인설립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법정관리를 경험했던 기업이라 협상에 난항을 겪었지만 경제사절단에 참가한 뒤 보이지 않는 '신용도'가 상승했기 때문이다. 또 지난해 11월 유럽 경제사절단에도 속했던 조 대표는 현재 유럽에 굴삭기에 장착하는 브레이커를 60대 이상 판매하며 올해 200만유로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
대통령 해외 순방길에 동행하는 '경제사절단'을 두고 업체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8일 중소업계에 따르면 대통령 해외순방 동행 이후 효과를 톡톡히 보는 기업들이 늘면서 '경제사절단' 인기가 상종가를 치고 있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독일 경제사절단의 경우 30여명의 중소기업 대표가 탈락하기도 했다.
이런 현상은 박근혜 대통령의 세일즈 외교가 본격화되면서 경제사절단 규모가 커진 것이 계기가 됐다. 경제사절단은 보통 중소기업중앙회·대한상공회의소·전국경제인연합회의 추천으로 이뤄진다. 지난 9월 베트남 방문부터는 공모가 진행되기도 했다.
업체 선발은 △사업연관성 △순방활용도 △사업유망성 등을 기준으로 한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방문 국가와 구체적인 교역이나 투자가 있는 기업, 행사 중 투자·사업 수주 등 성과가 예상되는 기업, 해당국가 진출 유망 기업 등으로 경제사절단을 확정한다"며 "나라마다 차이는 있지만 해외 순방이 기업의 비즈니스와 직결된다는 인식이 커지면서 지원이 늘고 있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경제사절단에 대해 중소기업 대표들은 "대기업에 비해 브랜드 인지도가 떨어지는 중소기업이지만 해외에서 신뢰도를 얻을 수 있어 향후 비즈니스적 교류가 가능하다"고 평하고 있다. 과거처럼 단순히 해외를 배우는데 그치지 않고 직접적인 성과를 배출할 수 있는 기회라는 얘기다.
실제로 '뽀로로'로 잘 알려진 국내 애니메이션 전문 제작사 '오콘' 역시 미국 순방을 다녀온 뒤 드림윅스 대표가 회사를 직접 방문하는 경험을 했다. 김일호 오콘 대표는 "세계 최고 회사 중 하나가 이렇게 관심을 가진 것은 이례적"이라며 "콘텐츠 업계 관계자가 대통령 순방에 함께 했다는 것 자체가 업계 사람들 사기 진작에 큰 도움이 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한편 박 대통령과 가장 많이 해외 순방길에 오른 사람은 미국·중국·베트남·인도네시아·유럽·스위스·독일 등 모든 일정을 함께한 최병오 패션그룹형지 회장이다. 중견·중소기업 뿐만 아니라 대기업을 포함해도 7곳 전부 동행한 것은 그가 유일하다. 최 회장은 경제사절단으로서 각국을 돌며 △스위스 아웃도어 '와일드로즈'의 아시아 상표권 인수 △베트남 의류제조공장 C&M을 인수 등 상당한 성과를 거뒀다.
이외에 우호현 티케이케미칼 회장은 여섯 차례 경제사절단으로 참가했다. 최진식 심팩 회장, 서병문 비엠금속 대표, 이희평 벨금속공업 회장, 권혁홍 신대양제지 대표 등도 4번 순방길을 함께 했다. 강호갑 한국중견기업연합회 회장과 이은정 한국여성벤처협회 회장 역시 4번의 일정을 소화했다. /박재원·박진용 기자 wonderful@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