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증시 기상도] 美·日 훈풍타고 세계증시 ‘뜀박질’



세계 증시의 상승세가 가속화되고 있다. 직전 고점 부담을 느껴왔던 미국 증시가 연중 최고치(나스닥 기준)를 경신하는 강세를 보이고 아시아 증시의 바로미터라 할 수 있는 일본 증시의 초강세 현상이 이어지면서 세계 증시의 투자심리는 어느 때보다도 우호적이다. 신중론자들은 미국 증시의 전 고점 저항과 일본 증시의 단기 급등에 따른 기술적 과열권 진입 등을 우려해 왔지만, 이 두 가지 부담 요인이 해소되고 있다. 지난 주 미국 주식형 뮤추얼 펀드 동향을 살펴 보면 약간의 특이 점이 발견된다. 우선 미국 자국내 주식 투자 펀드의 자금 유입 규모가 눈에 띄게 늘어났다. 올들어 미국 전체 주식형 뮤추얼 펀드 유입액 중 미국 이외의 지역에 투자하는 인터내셔널 펀드의 유입액은 전체 유입액의 65%에 달한다. 인터내셔널펀드의 총자산 규모는 전체 주식형 펀드의 8.4%에 불과해 대단히 이례적인 자산 배분을 해 온 것이다. 그만큼 올해 미국 투자가들은 해외 주식 투자에 상당히 치중해 왔는데, 지난 주의 동향을 보면 달러화의 강세 지속에 따라 투자가들이 미국 증시에 다시금 관심을 갖는 것이 아닌가 하는 관측을 낳게 한다. 아울러 9월 중 외국인들의 미국시장 주식 투자 규모가 급증(8월 36억 달러에서 9월 들어 236억 달러로 증가)한 점도 미국 증시의 추가 상승 기대를 높이고 있다. 올해 외국인 투자자들은 미국 채권을 집중적으로 매수해 왔다. 유럽의 국채 수익률 보다 1%포인트 정도 더 높은 미국 국채를 사들이려는 욕구 때문이다. 이러한 채권 매수에도 불구하고 미국과 유럽의 장기 금리 차이는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이로 인해 달러화의 강세 현상 역시 누그러지지 않고 있다. 이러한 달러화의 강세가 혹시 내년 상반기까지 지속되지 않을까 하는 관측이 대두되면서 국제자금의 흐름이 미국 주식과 회사채로 유입되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 같은 달러화 강세에도 불구하고 미국 이외 지역 증시도 강세를 지속하고 있다는 점은 상당한 시사점을 준다. 특히 일본 증시는 미국 GM의 파산 논란과 더불어 도요타와 혼다 등 시가총액 비중이 높은 주요 자동차 업체들의 미국 시장 점유율 확대 기대감과 더불어 일본 증시의 상승에 동참하려는 후발 외국인 자금의 유입이 한 몫을 하고 있다. 도요타의 시가총액은 1786억 달러로서 세계 10위 권으로 도약했으며 이는 태국의 GDP 규모(1640억 달러)를 넘어선 것이다. 유럽 증시도 금융주의 꾸준한 강세가 시장을 이끌고 있다. 최근 반등세 역시 세계 증시 활황과 더불어 이익 개선 전망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금융주가 시장을 주도 하고 있다. 이는 국내 증시의 반등을 금융주가 주도하는 상황과 일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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