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이 검찰에 출두한 30일 권양숙 여사는 검찰로 가는 남편을 배웅하면서 끝내 눈물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노 전 대통령을 수행한 한 비서관은 “권 여사께서는 (노 전 대통령을 배웅하면서) 우시기만 했다”며 “별 말씀이 없었다”고 말했다. 문재인 전 청와대 비서실장도 “권 여사는 자신 때문에 이런 일이 생겼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며 “자책감이랄까 미안한 마음이 무척 강한 것 같다”고 전했다.
권 여사는 노 전 대통령을 눈물로 배웅한 뒤 사저 근무자들과 함께 조용히 시간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김경수 비서관은 “권 여사는 평소 책을 보는 등 사저에서 조용히 지내신다”며 “권 여사의 근황에 대해 특별히 전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 비서관은 “검찰에서 조사를 받은 뒤 지치고 힘들어 하셨고 현재 심신을 추스르는 상태”라며 “(권 여사의) 건강에 특별히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전했다.
권 여사는 지난 4월7일 노 전 대통령이 사과문을 발표한 데 이어 11일 부산지검에서 비공개 소환조사를 받을 때만 해도 잠시나마 박연차 게이트의 ‘핵’으로 떠올랐다.
하지만 검찰이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600만달러를 받은 ‘몸통’을 노 전 대통령으로 지목하며 권 여사나 아들 건호씨 등은 처벌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권 여사는 사실상 처벌 대상에서 제외됐다. 사정이 이렇게 되자 권 여사는 남편인 노 전 대통령에게 미안해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간신히 눈물을 훔친 권 여사는 이처럼 복잡한 심경 속에 남편의 무사 귀가를 기원하며 길고 긴 하루를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