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세훈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 내외가 31일 서울 대치동 휘문고등학교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투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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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1 지방선거] 선거결과 분석
'싹쓸이 견제' 무위… "이변 없었다" 한나라, 與 반감정서 반사 이익 우리당, 당 존립 우려…정동영의장 "책임질것"
온종훈 기자 jhohn@sed.co.kr
한화갑(앞줄 왼쪽) 민주당 대표와 장상 선대위원장 등 핵심 당직자들이 31일 여의도 당사에서 지방선거 개표 방송을 지켜보며 박수를 치며 환호하고 있다. /손용석 기자
오세훈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 내외가 31일 서울 대치동 휘문고등학교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투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5ㆍ31 지방선거가 한나라당의 압승과 여당인 열린우리당의 참패로 결말이 났다.
광역단체장을 기준으로 한나라당은 영남과 강원 등 동쪽 지역의 패권과 수도권과 충청권까지 아우르면서 우리당과 민주당의 호남지역을 포위하는 형국으로 나타났다.
특히 열린우리당은 거의 전지역에서 지지기반을 잃으면서 '무능하고 독선적'이라는 국정운영에 대해 국민들로부터 냉정한 심판을 받았다. 투표결과는 선거 전 각종 여론조사 결과를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선거 막판 열린우리당의 '한나라당 싹쓸이 견제' 호소에도 불구하고 현 정부여당에 등을 돌린 유권자들의 '표심'은 좀처럼 돌아서지 않았다.
관심을 끌었던 수도권 트로이카(서울시장ㆍ경기지사ㆍ인천시장)는 지난 2002년에 이어 한나라당 후보들이 석권했다. 특히 경합을 했던 우리당 후보들을 한나라당 후보들이 2배 이상의 표차로 앞서는 등 여당에 대한 민심이반이 극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외에도 경합지역인 대전과 제주지역에서도 한나라당 후보들이 선전하면서 우리당과 무소속 후보와 막판까지 경합을 벌였다.
◇한나라 "정권에 대한 심판결과"=막판 변수는 없었다. 한나라당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광역단체장(11석 유력, 2석 경합)에서 호남지역을 제외하고 싹쓸이하면서 2002년에 이어 지방선거 강세를 이어갔다. 지방선거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서울시장-경기지사-인천시장 등 수도권 트로이카를 석권했을 뿐 아니라 부산-울산-대구-경북-경남 등 영남 5인방과 강원도를 연결하는 동쪽 축의 전통적인 강세를 이어갔다.
이와 함께 지난번 지방선거에서 자민련 몫이었던 충남지사도 다시 가져왔으며 대전과 제주지역에서도 오차범위 내에서 다른 후보들과 경쟁하고 있어 지난번 지방선거에 비해 외연이 확대되는 결과를 얻었다.
한나라당의 이 같은 선전은 반사이익의 성격이 강하다. 지방선거가 일찌감치 '현 정권 중간평가' 성격으로 바뀌면서 한나라당 후보들의 선전보다는 여당인 우리당에 반감을 느낀 유권자들이 실현 가능한 대체제로 한나라당을 선택한 것이다.
이재오 원내대표도 선거가 끝난 후 "국민들이 노무현 정권에 준엄한 심판을 내린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집계가 끝나지 않았지만 한나라당은 전국 230개 시ㆍ군ㆍ구 기초자치단체장의 80% 가까운 자리를 차지하면서 광역단체장에 이어 지방선거 승리를 굳힐 수 있게 됐다.
◇우리당, 최악의 참패 후유증 심각할 듯=우리당이 16곳의 광역단체장 중 전북에서만 이기고 대전에서는 접전을 벌이면서 집권여당 사상 최악의 참패를 기록했다.
선거 전부터 당내외에서 예상했던 결과지만 선거결과가 실제 확인되면서 당내 분위기는 더욱 침울해졌다. 선거결과가 사상 최악으로 나오면서 벌써부터 내홍이 본격화되고 있다. 정동영 의장이 선거패배에 대한 모든 책임을 지겠다고 나섰으며 지도부도 1일 앞으로의 거취와 관련한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특히 당 지도부가 '바람몰이'를 위해 외부인사를 영입했던 서울시장 등 수도권 후보들이 한나라당 후보들과 두배 이상의 격차로 벌어지면서 낙담과 함께 선거 이후 당의 존립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또 선거판세 결과 민주당(광주, 전남) 이하의 광역단체장을 확보하게 됨으로써 집권당으로서의 체면을 크게 구기게 됐다. 뿐만 아니라 민주당과 함께 호남지역의 패권을 나눠 가지게 돼 지방정부에 관한 한 군소정당 수준으로 전락했다. 또 앞으로 내년 대선 본게임을 앞둔 '연대'나 '연합' 등 어떤 형태로든 '질적인 변화'가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당 동원 장ㆍ차관 출신 전멸=지방선거에 출사표를 던졌던 참여정부의 장ㆍ차관 출신 후보들이 '전멸'했다. 이 같은 결과는 그동안 참여정부 실정에 대한 민심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또 '선거용 개각' '차출' 논란까지 감수하며 등을 떠밀다시피 이들을 후보로 내세운 열린우리당의 후유증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방자치의 꽃'이라는 서울시장 후보로 나선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은 이른바 '스타' 후보였지만 한나라당의 오세훈 후보를 넘지 못했다.
강 후보와 함께 '수도권 드림팀'이었던 진대제 전 정보통신부 장관 역시 고배를 마셨다. 김문수 한나라당 후보와의 큰 지지도 격차를 좁히지 못했다. 군수 출신으로 행자부 장관에 올라 '리틀 노무현'이라는 김두관 후보도 경남지사 선거에 두번 도전했으나 이번에도 또 떨어졌다.
이외에도 이재용 전 환경부 장관이 대구시장 선거에서, 오거돈 전 해양수산부 장관이 부산시장에서 줄줄이 낙마했다. 이밖에 충남지사 후보로 나선 오영교 전 행자부 장관과 광주시장 후보로 출마한 조영택 전 국무조정실장(장관급), 전남지사 후보로 나선 서범석 전 교육부 차관 등도 탈락대열에 합류했다.
입력시간 : 2006/05/31 19: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