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합작 '평양과기대' 北 최초 '디지털 캠퍼스'로

내년 4월 개교예정…박찬모 위원장 "모든 건물 인터넷 연결"
국내 교수진 선발도 조만간 마무리키로



내년 4월 초 개교를 목표로 공사가 진행 중인 남북한 합작 ‘평양과학기술대학’이 북한 최초의 ‘디지털 캠퍼스’로 만들어진다. 평양과기대 설립위원회 공동위원장인 박찬모 전 포항공대 총장은 3일 서울경제와의 전화통화에서 “평양과기대를 캠퍼스 내 모든 건물이 인터넷으로 연결되는 디지털 캠퍼스화할 계획”이라며 “이는 북한 최고의 대학인 김일성종합대학과 김책공업종합대학 등에서도 아직 이뤄지지 못한 것”이라고 밝혔다. 박 위원장은 “김일성종합대학의 경우 전자도서관 등 일부 부문에서 디지털 캠퍼스화가 진행되고 있을 뿐 캠퍼스 전체가 인터넷망으로 연결돼 있지는 못한 상태”라며 “평양과기대가 디지털 캠퍼스화 되면 첨단 ITㆍBT 분야 등을 중심으로 원활한 교육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박 위원장은 이어 평양과기대에서 직접 북한 이공계 인재들을 가르치게 될 한국 교수진 선발과 관련, “현재 20~30명가량의 국내 교수들이 관심을 표명하고 있다”며 “다양한 선발기준을 종합 평가해 조만간 교수진을 짤 계획”이라고 말했다. 선발된 교수들은 늦어도 오는 11월부터 평양 현지에 거주하며 교육과 연구 활동을 동시에 펼치게 될 것이라는 게 박 위원장의 설명이다. 그는 다만 디지털 캠퍼스화에 필요한 컴퓨터 등 첨단 연구 기자재의 북한 반입이 미국 정부의 승인을 전제로 한다는 점을 지적하며 “올해 이미 미측에 반입을 신청, 미 상무성와 국무성의 잇따른 승인이 이뤄지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승인 결과가 늦어질 경우 개교 후 일단 이론 위주로 교육 커리큘럼을 진행하면서 상황 변화에 따라 실습 위주로 순차적으로 바꿔나갈 계획이다. 한편 평양과기대의 내년 초 개교 가능성에 대해 우리 측 또 다른 실무 관계자는 북한 측도 최고위급 수준에서 평양과기대 설립에 강한 애착을 보이고 있어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평양과기대 부지는 당초 국내 수도방위사령부와 같은 북한 군부대가 주둔해 있던 곳”이라며 “평양과기대 설립을 위해 해당 군부대를 논란 끝에 다른 곳으로 이동시켰을 만큼 북한 측의 관심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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