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변동성이 역사상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21일 강환구 한국은행 조사국 동향분석팀 차장 등이 발간한 ‘우리경제의 경기변동성 축소 원인과 시사점’을 보면 2009년 2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를 ‘제10 경기순환기’로 봤을 때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의 고점과 저점의 차이는 1.7포인트로 1972년 기준순환일 공표 이래 가장 작았다. 제1~9 순환기 평균 진폭(5.9포인트)의 3분의1 에도 못 미친다.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총산업생산지수, 도소매판매지수, 실질수출입액 등의 전년 혹은 전분기 대비 변동률을 계절적 요인을 제거해 산출한다. 진폭이 낮다는 것은 우리 경제 전반의 변동성이 작다는 의미로 고속 경제성장기에는 긍정적이나 저성장기에는 경제가 활력을 잃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이는 물가변동성이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1990~1997년 중 물가상승률 변동성은 1.78을 기록했지만 2000~2013년에는 1.28로 축소됐다. 또 제조업에 비해 변동성이 작은 서비스업이 경제 전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지는 것도 경기변동을 줄이는 요소다. 서비스업은 대외여건 변화에 덜 노출돼 있어 변동성이 작다. 세계경제 변동성이 축소되고 있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미국의 경제성장률 변동성은 1980~90년대에 2.2에서 2000년대(금융위기 제외) 1.3으로 축소됐다.
보고서는 “통상 경기변동성이 축소되면 경제의 안정성이 제고되고 불확실성도 해소돼 투자가 늘어나고 성장률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최근 경제성장률이 낮아지는 가운데 경기 변동성 축소가 함께 나타나 경기부진 장기화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강 차장은 “경기변동성 축소 원인이 내재적 성장 동력 위축에 있는 경우를 경계해야 한다”며 “경기 모멘텀을 확보하고 성장 잠재력을 확충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적 대응 방안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