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사설/6월 2일] 국민생활고 가중시키는 고삐 풀린 물가

택시 등 대중교통비와 도시가스ㆍ전기 등 공공요금 및 식료품 값이 최근 한꺼번에 오름세를 보여 국민의 생활고를 가중시키고 있다. 우선 국제유가가 강세를 보이면서 휘발유 가격이 올 들어 계속 오르고 있다. 지난 5월30일 전국 주유소 평균 휘발유 가격은 리터당 1,550원으로 연초 대비 252원가량이나 올랐다. 서울과 인천 지역의 택시 기본요금이 500원 인상됐고 경기도 택시비도 오는 8월부터 15% 오를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가 이미 도시가스 요금을 올린 데 이어 전기요금도 상반기 중 인상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연료 값이 많이 올랐으나 인상을 억제함으로써 한국가스공사와 한국전력에 적자가 쌓여 이제는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먹을거리 물가도 꿈틀대고 있다. 닭고기는 5월 평균 소매가가 1년 전보다 53%나 급등했고 봄배추 가격도 1년 사이 3배 가까이 폭등했다. 가격변동이 심한 게 농축산물이지만 상승폭이 매우 가파르다. 글로벌 경제위기로 국민의 생활이 팍팍해진 상황에서 생활물가마저 무더기로 오르면 서민생활의 어려움은 가중될 수밖에 없다. 올 하반기부터 기업 구조조정이 본격화되면 실업대란까지 겹쳐 가계를 더욱 압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의 생활고를 덜기 위해서는 공공요금 인상폭을 최소화하고 인상시기를 조정하는 등의 대책이 요구된다. 특히 유류세 등을 탄력적으로 운용하는 등 정부 정책의 조율기능을 강화하고 물가오름세에 편승해 얌체상혼이 기승을 부리지 못하게 해야 한다. 또한 공공요금 조정에 있어 지금처럼 소비자에 모두 전가되는 총괄원가제에서 벗어나 ‘가격상한제’ 등의 도입을 검토해볼 수 있을 것이다. ‘공공요금상한제’는 생산비와 물가상승률 등을 합한 총비용에서 생산성 증가율 목표치를 빼는 방식으로 공공요금을 산정하게 되므로 공기업의 비효율성을 해소하고 급격한 요금상승도 억제할 수 있다. 또 한가지 서민을 위한 물가대책의 실효성도 높여야 한다. 실제로 물가상승을 크게 자극하는 유류비와 교육비 등 주요 항목의 물가관리가 안 되면 물가대책은 의미가 없다. 국제원자재 가격 변동이 제대로 반영되고 산지와 소비자 가격 격차를 해소할 수 있도록 국내 유통시장의 비효율성을 개선하는 물가종합대책도 마련해야 한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