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병 비율, 오해(?) 푸세요’
일부 등록 기업이 흡수합병 비율과 관련해 주주들의 항의성 문의로 홍역을 치루고 있다.
대부분은 우회동록을 노리는 장외기업의 주당 가치가 지나치게 높게 평가되면서 기존 주식의 가치 희석이 불가피해졌다며 합병 비율 산정 방법에 대해 꼬치꼬치 캐묻는 경우다.
하지만 해당 기업들은 이는 대개 합병 상대 기업과의 액면가 차이를 간과하면서 발생한 오해라며 적극 해명에 나서고 있다.
일례로 위자드소프트는 최근 최대 주주였던 레텍커뮤니케이션스와 흡수 합병을 단행하면서, 합병 비율을 1대22로 잡았다. 레텍 1주당 위자드소프트 주식 22주가 교부되는 것으로, 장외기업인 레텍의 합병가액은 무려 8만5,424원.
레텍의 지난해 매출이 고작 186억원임을 감안하면, 위자드소프트의 주주 입장에서는 레텍이 과다 계상됐다는 볼멘소리가 나올 만한 상황인 셈.
특히 합병 가액 산출시에 향후 2년간의 미래 가치를 반영토록 하고 있어, 주가 등 객관적 지표가 공개된 등록기업과 달리 장외기업의 경우는 관련자의 주관이 개입되기 쉽다는 지적이다.
실제 위자드소프트의 주가는 이 같은 우려감이 반영되며, 합병 비율 발표 이후 이날까지 3일째 급락했다.
위자드소프트 관계자는 “레텍의 액면가가 5,000원이라 500원으로 환산하면 합병 비율은 1대2.2정도라 지나치지 않다”며 “특히 레텍은 적정가를 산정하는 데 참고할 만한 등록 기업도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회계법인이 합병 비율을 매기는 만큼 이는 얼토당토않은 주장이란 반응이다. 지난 4일 합병에 따른 신주 1,130만주가 등록된 씨.엔.아이의 관계자도 “피델릭스와의 합병 비율이 1대62로 책정되면서 불만을 토로하는 이해관계자가 있었다”며 “하지만 합병 비율의 적정성 판단은 다분히 상대적이다”고 말했다.
한 회계사는 “최근 흡수합병을 우회 등록 통로로 활용하는 장외기업이 늘면서 합병 비율의 적정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사례가 늘어나는 추세”라며 “주식매수 청구말고는 주주로서 불만을 나타낼 방도가 없는 점도 문제”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