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개발원에 개인식별정보 안준다"

보험업계, 성명·주민번호 등 제공 중단키로

보험업계는 앞으로 순보험료율 산출을 위해 보험개발원에 계약자 정보를 제공할 때 성명, 주민번호 뒷자리 등 개인 식별정보는 제외하기로 했다. 이는 신용정보법상 신용정보집중기관이 아닌 보험개발원이 개인정보까지 수집ㆍ활용해 논란이 일자 이를 해소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23일 금융감독당국 및 보험업계에 따르면 생ㆍ손보 선임계리사들은 최근 잇따라 회의를 갖고 앞으로 보험개발원에 개인 식별정보는 제공하지 않기로 했다. 금융감독당국의 한 관계자는 “개인신용정보에 관련된 각종 법률에 대한 해석에 차이가 있지만 개인 식별정보 제공 없이 순보험료를 산출할 수 있는 방법을 찾도록 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보험사는 성별, 나이, 보험가입 내역 등 계약정보만 보험개발원에 제공하게 되며 성명, 주민등록번호 뒷자리, 주소 등은 제공하지 않을 방침이다. 다만 손해보험사 자동차보험 계약자 정보는 현행대로 제공하기로 했다. 보험업법상 교통법규 위반 실적에 따른 개인별 보험료 할인ㆍ할증률 산출을 위해 보험개발원의 개인 식별정보 수집이 가능하다. 보험사들이 보험개발원에 개인정보 중 일부를 제공하지 않기로 한 것은 신용정보법상 보험개발원이 신용정보집중기관이 아님에도 지금까지 관행적으로 성명이나 주민등록번호와 같은 식별정보까지 수집ㆍ활용해 논란이 일었기 때문이다. 보험개발원은 보험사가 보험료를 책정하는 데 꼭 필요한 순보험료율을 산출하는 곳으로 기존계약자의 성별, 연령, 보험료, 보험가입금액, 상해ㆍ질병 등 각종 정보를 취합해 사용한다. 그러나 순보험료율 산출과는 관계없는 성명, 주민등록번호 뒷자리, 주소까지 제공받아온데다 보험개발원이 신용정보법상 이 같은 식별정보까지 수집할 수 있는 신용정보집중기관이 아니어서 법에 저촉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보험사들이 개인 식별정보를 제공하지 않기로 해 이 논란은 일단 봉합될 전망이다. 그러나 보험개발원이 최근 보험업법 개정안에 신용정보집중기관이 아니더라도 모든 개인정보를 활용할 수 있는 근거조항을 포함시켰기 때문에 보험개발원의 신용정보 수집을 둘러싼 논쟁은 조만간 다시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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