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 시대에 주가연계증권(ELS)이 대안상품으로 떠오르는 가운데 자산운용사들이 증권사가 장악한 ELS 시장에 도전장을 던졌다. 자산운용사들이 선보였거나 준비 중인 상품들은 기존 ELS 대비 안정성과 개방성을 높인 진화된 형태 상품으로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16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 들어 15일 현재 ELS 발행 규모는 42조원에 이르고 지난 8월에는 한 달간 사상 최대 수준에 근접한 6조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시중 금리 이상의 수익률과 조기상환 조건 완화로 안정성이 높아지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러한 ELS 열풍에 자산운용사들도 ELS 시장에 속속 진입하고 있다.
삼성자산운용은 지난달 18일 여러 개별 ELS에 분산 투자하는 펀드를 업계 최초로 선보였다. 이 상품은 기존 ELS와 달리 가입금액에 제한이 없고 추가 투자와 소액 적립식 투자도 가능하다.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SCEI)와 유로스톡50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13개 ELS가 편입된다. 또 매일 13개 ELS에 대한 복수 증권사의 호가를 받아 이 중 가장 유리한 조건의 ELS를 지수에 반영한다. 현재 이 상품에는 한 달도 채 안 되는 기간에 208억원의 자금이 유입됐다. 추석 연휴 기간을 감안하면 자금 유입 규모가 작지 않다는 평가다. 이 상품은 최근 은행권에서 본격적으로 판매가 시작되고 있어 자금 유입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자산운용 관계자는 "기존 ELS 단점을 보완한 상품으로 기존 펀드와 달리 규모가 커지면 커질수록 투자자에게 유리한 상품"이라며 "규모가 커져 참여하는 증권사가 증가할수록 ELS 호가 범위가 넓어져 투자자에게 더 유리한 조건의 ELS를 편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투자신탁운용도 이르면 다음 주 ELS를 활용한 '한국투자 ELS솔루션펀드'를 선보일 계획이다. 한국과 중국, 한국과 유럽, 유럽과 중국 등 3개의 기초자산으로 하는 20개의 ELS가 편입된다. 20개 ELS로 지수를 만들고 그 지수의 손익을 교환하는 방식을 활용해 발행사 리스크를 사전에 줄이는 등 기존 단일 ELS 투자가 갖고 있던 위험을 분산시킨 상품이다. 특별한 판매기간이 없기 때문에 어느 시점이든 투자자가 원할 때 투자가 가능하고 기존 ELS의 단점이었던 적립식 투자도 가능하다.
이외에도 IBK자산운용이 ELS펀드 상품 출시를 위해 내부적으로 검토를 하는 등 다른 자산운용사들도 ELS 시장에 뛰어들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 관계자는 "자산운용사들이 ELS 시장에 뛰어들면서 증권사들의 전유물이었던 ELS 시장에 큰 변화가 올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ELS에 직접 투자하는 방식보다 안정성과 개방성을 높인 운용사들의 ELS 펀드가 활성화되면 ELS 시장에서 자산운용사 점유율이 크게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