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t 이슈메이커] 현장 경영 나선 제임스 김 한국GM 사장

창원·군산 등 생산공장 순회, 직원들과 '스킨십 경영' 박차
"美 국적이지만 한국 피 흘러"
친근감 강조… 격의없는 소통

최고운영책임자(COO)이자 차기 최고경영자(CEO)로 사실상 결정된 제임스 김(사진) 한국GM 사장. 국적만 보면 미국인이지만, 그의 몸속에는 한국인의 피가 흐르고 있다. 초등학교 때 부모님을 따라 미국령 괌으로 이민을 가 미국에서 대학(UCLA 경제학과)과 대학원(하버드 비지니스 스쿨)을 나왔다.

제임스 김 사장은 공개 강연에서 아버지와 어머니가 물려준 한국인 특유의 강력한 정신력이 지금의 자신을 만들었다고 강조한다. 7전8기 복서 홍수완 선수의 오뚜기 정신으로 대표되는 한국인의 얼이 성공 비결이라고 설명한다.

때문일까. 한국GM의 새로운 선장으로 돌아온 그는 누구보다 직원들과의 스킨십에 힘을 쏟고 있다.

제임스 김 사장은 최근 창원공장을 방문했다. 김 사장이 한국GM의 지방 공장을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GM에게 창원공장은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창원공장은 한국GM이 생산하는 차량 중 판매량이 가장 많은 경차 '스파크'를 생산한다. '스파크'는 한국GM의 내수 점유율 확대를 이끄는 선봉장이다. 창원공장에서 만든 '스파크'는 전 세계 100만대 판매를 돌파한 바 있다. 창원공장은 지난 3월부터 '스파크'의 유럽 수출모델인 오펠의 '칼'도 생산 중이다. 지난해 실적 악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국GM의 반전을 이끌 핵심 기지인 셈이다.

제임스 김 사장이 본사가 있는 부평 공장 이후 창원 공장을 다음 행선지로 정한 것도 이런 이유다.

제임스 김 사장은 지난 1일 출시된 '신형 스파크' 생산 라인을 비롯해 서민의 발로 불리는 승합차 '다마스'와 트럭 '라보' 공장을 둘러보고 현장 근로자들과 회사의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창원공장 노동조합 간부들과의 만남도 진행했지만 임금협상 중인 관계로 노조와는 만나지 못했다.

김 사장은 한국GM에서 최고운영책임자로 생산과 생산기술, 구매, 노사, 품질 등을 전담하고 있다. 인사와 전략, 수출, 기획처럼 사무실에서 할 수 있는 업무와 달리 공장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이 제임스 김 사장의 업무다. 이렇다 보니 당분간은 지방 공장을 둘러보며 현장 경영을 계속 할 계획이다. 전북 군산공장과 충남 보령 파워트레인 공장 방문도 예정돼 있다.

제임스 김 사장이 제조업 분야 경험이 적은 것 역시 현장을 꼼꼼하게 살피는 이유다. 지난 1995년 의류 제조업체인 비비안 인터내셔널에서 CEO 업무를 맡은 바 있다. 하지만 자동차와 같은 중후장대 산업은 처음이다. 제임스 김 사장은 과거 한국 마이크로소프트(MS) CEO, 야후 코리아 CEO, 부동산 업체 코코란 그룹 CEO 등을 맡았다. 제임스 김 사장은 직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책임감과 팀워크, 소통을 강조한다고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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