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3G(세대) 이동통신 시장의 절대 강자인 일본 NTT도코모가 내년부터 3G폰 운영체제(OS)를 리눅스로 통일하기로 결정, 업계 3G OS 표준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특히 모바일 OS 시장을 차기 주력 사업으로 보고, 시장 확대를 꾀하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MS)사가 큰 타격을 입게 될 것으로 보인다.
5일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AWSJ)에 따르면 도코모는 자사의 3G 서비스 `포마(FOMA)`용 휴대폰 OS를 단말기 제조업체 임의에 맡겨온 기존 방침을 철회, 2004년부터 출시되는 모든 3G폰 OS로 리눅스를 탑재키로 결정했다. 이를 위해 도코모는 NECㆍ후지쓰ㆍ미쓰비시 등 단말기 공급 업체들과 이미 리눅스 탑재와 관련된 협의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도코모의 이 같은 결정은 우선 그동안 OS의 난립에 따른 비용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 주목적. 그동안 포마용 단말기 생산 업체들은 노키아가 지배주주로 있는 유럽 심비안의 OS와 리눅스 등을 혼용, 관련 소프트웨어 개발 업체들이 서로 다른 표준에 맞게 따로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하는 등의 부작용이 따랐다. 결국 OS를 리눅스 하나로 통일, 표준화에 따른 비용 절감 효과를 노리자는 전략이다. 이와 함께 리눅스는 프로그램의 설계도 격인 소스코드가 무료로 공개돼 향후 업그레이드가 쉽다는 점 등이 도코모가 리눅스의 손을 들어준 결정적인 요인이 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그러나 도코모의 이번 결정과 관련해 일각에선 3G OS 표준 경쟁이 치열해 지고 있는 현 시장 상황을 지적하면서 도코모가 관련 시장 왕좌를 노리는 MS를 견제하기 위한 포석을 둔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지배적인 표준이 결정되기 전 일찌감치 리눅스를 지원, MS의 시장 지배력 확산을 줄여보자는 계산이라는 것. 실제 MS는 모바일 OS 시장진출 수년만에 시장 점유율이 6%를 넘어서면서 심비안 독점하다시피 한 모바일 OS 시장을 빠른 속도로 잠식하고 있다.
이런 분석은 유럽의 3G 서비스가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3G 업계의 선도자 격인 도코모의 3G 서비스 이용자가 최근 급증하고 있다는 점이 부각되면서 더욱 설득력을 얻고 있다. AWSJ에 따르면 도코모 2G 가입자들의 3G로의 이전이 최근 본격화 되고 있어 현재 160만명에 불과한 가입자 수가 2006년이면 전체 가입자의 절반인 2,500만명 선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김창익기자 window@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