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가 24일 기아와 아시아자동차 법정관리인에게 제출키로 했던 「기아와 아시아자동차 정리계획안」을 무기한 연기, 기아처리가 다시 공전될 위기에 놓였다.기아입찰추진사무국은 현대측에 정리계획안을 예정일에 맞춰 류종열(柳鍾烈)법정관리인에게 제출토록 요구했으나 현대측은 실사에서 나타난 기아 및 아시아자동차 추가부채를 인정치 않는한 계획안을 제출할 수 없다는 입장을 23일 정리했다.
현대는 기아인수자 발표후 지난 17일까지 실사를 거친 결과 약 1조7,000억원의 추가부채를 발견, 채권단에 추가 부채탕감을 요구하고 있으나 채권단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현대가 정리계획안 제출을 무기한 연기함에 따라 기아인수문제 매듭도 늦어질 것으로 보인다. 현행 회사정리법에는 관리인과 채권단은 인수자가 정리계획안을 제출한후 최소 3주가 지난뒤 채권단집회를 갖고 정리계획안을 심의·의결, 인가토록 규정하고 있다.
이처럼 기아인수 일정에 차질을 빚으며 기아와 아시아자동차의 경영상황도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 기아는 월 생산능력이 7만8,164대지만 내수와 수출부진으로 11월 한달동안 35%수준인 2만7,333대 생산에 그칠 전망이다.
현대는 채권단이 추가부실을 인정하고 현대가 인수 당시 제시했던 인수조건에 대해 채권단과 원만한 협의를 이끌어 낼 경우 인도에서 생산중인 경차 「쌍트로」를 기아에서 생산해 국내시장에서 판매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또 당초 3월로 예정됐던 주금납입도 1월로 앞당기는 등 본격적인 정상화작업에 나설 계획이라고 현대고위관계자는 밝혔다.【정승량 기자】
◇기아차 처리일정
98년11월24일 현대차 정리계획안 채권단에 제출
12월 1일 주식인수계약체결
15일 채권단, 정리계획안 심의의결
법원, 정리계획안 인가
99년3월15일 현대차, 주식인수대금납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