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진출 기업 2곳 중 1곳 "내년 현지 매출 올보다 줄듯"

전경련 '해외 실태점검 조사'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경기침체로 해외에 진출한 국내 기업 2곳 가운데 1곳은 내년 현지 매출이 올해보다 줄어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7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미국과 중국ㆍ멕시코ㆍ독일 등 9개국에 진출한 국내 기업들의 현지 지사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해외 현지경영여건 실태점검 조사’ 결과에 따르면 66.6%가 “금융위기로 현지 경영에 부정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고 대답했다. 이 가운데 47.2%는 “실물경제 위축 조짐이 있다”고 답했고 19.4%는 “심각한 실물경제 위축이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금융이 불안하나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거나 “별다른 영향이 없다”는 응답은 30.6%, 2.8%에 그쳤다. 기업들은 특히 매출과 자금조달에서 애로를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의 58.9%는 “매출에서 부정적인 영향이 있다”고 답했고 51.3%는 현지 자금조달계획에서의 차질을 우려했다. 내년 현지 영업전망과 관련해서는 47%가 “매출이 올해보다 감소할 것”이라고 밝혔고 41.2%는 “올해보다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처럼 금융위기에 따른 부정적인 영향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은 현지 사업규모를 현 수준으로 유지할 계획인 것으로 조사됐다. “현 수준을 유지하겠다”는 응답이 60%였고 “확대하겠다”는 비율도 25.7%에 달했다. 손경숙 전경련 글로벌경영팀장은 “기업들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해외 투자를 계획대로 집행하는 것은 외환위기 이후 강화된 경쟁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능동적으로 대응하면 새로운 도약의 기회가 될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오전 서울 팔레스호텔에서 열린 전경련 제2회 글로벌경영협의회에 참석한 기업 관계자들은 글로벌 경기침체라는 비상상황에는 비상한 각오와 조치가 필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참석자들은 “현 상황은 글로벌 리스크 파급 범위가 금융ㆍ실물을 관통하는 전방위적이라는 점에서 우려가 크다”고 지적하고 “우리 경제의 견인차인 수출기반이 훼손되지 않도록 기업과 정부가 지혜를 모으고 협력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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