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사면 포르쉐 줄게요"

빚더미 中 부동산 개발업체 현금확보에 사활


중국 아파트 분양시장에서 수억원짜리 포르쉐 자동차가 경품으로 등장했다. 부동산 침체로 빚에 허덕이는 개발업체들이 미분양분을 처분하기 위해 내놓은 고육지책이다.

18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중국 부동산 업체 홉슨디벨롭먼트홀딩스는 지난달 광저우 지역 아파트 구매자 선착순 30명에게 포르쉐를 주거나 최대 11%에 달하는 할인 혜택을 제공했다. 이 같은 인센티브 덕에 홉슨사는 현재 건설 중인 총 3억위안(약 535억원) 규모의 아파트 매각에 성공했다.

최근 중국에서 아파트 구매자들을 위한 파격적인 인센티브는 흔한 풍경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기록적인 채무에 시달리는 개발사들이 앞다퉈 현금 확보를 위한 아파트 판매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부동산 개발업체 에버그란드의 경우 아파트 계약자가 희망하면 입주 전까지 언제든 환불이 가능하다는 조건을 제시하고 있다.

무디스 홍콩지점의 카벤 창 수석 애널리스트는 "중국 개발사들이 빨리 아파트를 팔아 유동성을 늘리려 한다"고 전했다. 실제로 블룸버그 조사 결과 지난해 25개 주요 중국 개발사들 중 단 2개사의 현금흐름이 플러스를 나타냈고 나머지 개발사들의 총 순채무는 9,190억위안(약 164조47억원)에 달했다. 특히 개발사들은 뉴욕 맨해튼 지역의 7배에 달하는 미분양주택 처리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모건스탠리 홍콩지점의 존 람 애널리스트는 "올해 중국 개발사들의 목표는 재고 처리"라며 "현금흐름이 마이너스로 돌아서고 마진이 점점 줄어들어 재고처리가 필수적"이라고 전했다.

중국은 부동산 활성화를 위해 지난 6개월간 세 번에 걸쳐 기준금리를 인하하는 등 적극적인 경기부양에 나섰지만 상황은 크게 나아지고 있지 않다. 이날 중국 국가통계국은 5월 중국의 전국 70개 주요 도시 중 41곳에서 신규주택 가격이 전월 대비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4월의 47개보다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상하이 등 일부 대도시 지역을 제외한 지방 중소도시는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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