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핵실험 강행] 향후 전망

"한국戰 이후 한반도 최대위기 상황"
전문가들 "北개발 핵무기 히로시마 원자폭탄급"
北, 국제사회 반응 관망후 신축적 대응 나설듯
대북압박 강화땐 추가실험등 정면대결 가능성도

노무현(오른쪽)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9일 청와대에서 양국 정상회담을 갖고 북한 핵실험 등 현안들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있다. /최종욱기자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함으로써 한반도에서 ‘핵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UN 안보리 등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움직임도 본격화할 전망이고 북한도 압박의 강도 못지않게 강경대응 방침을 천명하고 나서 한반도를 중심으로 한 위기지수는 갈수록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중국과 우리 정부의 강력한 반대로 군사적 충돌로까지 이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이번 핵실험은 지난 50년 한국전쟁 이후 한반도 주변에서 벌어진 최대 긴장국면으로 평가되고 있다. 여기다 우리 정부가 김대중(DJ) 정부 시절부터 추진해온 대북 포용정책과 국제사회의 유일한 해결수단인 6자 회담도 사실상 유명무실화하면서 원점에서 전면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 또 이번 핵실험 강행으로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등 남북경협사업에도 큰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국전쟁 이후 최대의 긴장상황=전문가들은 북한의 핵실험 강행으로 한반도가 50년 한국전쟁 이후 최대의 위기상황으로 접어들고 있다고 평가했다. 94년에 1차 핵위기가 있었지만 당시에는 북한이 핵실험을 할 기술적 수준이 제고되지 않았고 특히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핵물질인 플루토늄도 충분히 확보하지 못했었다. 당시 북한은 90년대 초부터 밀어닥친 대규모 기근으로 체제를 지탱하기가 힘든 상황이었지만 일종의 ‘벼랑 끝 전술’로 핵무기 개발에 올인한 결과 미국으로부터 ‘제네바합의’라는 양보를 얻어냈었다. 그후 12년이 지난 현재의 북한은 남측을 포함한 주변국에 가공할 만한 위협적 존재다. 우선 핵물질인 플루토늄을 충분히 확보했으며 핵개발 기술도 정교해졌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북한은 곧바로 미사일에 장착할 수 있는 핵 탄두를 10발가량 생산할 수 있는 핵물질과 기술을 보유한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하고 난 뒤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한 것은 한반도가 핵위협에 직접적으로 노출됐음을 공식적으로 선언한 것과 다름없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현재 개발 중인 핵무기는 과거 히로시마나 나가사키에 투하된 원자폭탄급에 버금가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실현성 여부에 대한 논란이 지속되고 있지만 ‘한번 터지면’ 적어도 수십만명이 사망할 수도 있는 핵무기를 보유한 북한이 한반도 북쪽에 존재하는 것 자체가 일종의 ‘재앙’으로 볼 수 있다는 지적이 많다. 북한의 핵실험, 나아가 핵무기 보유는 일본 등의 ‘ 핵 무장선언’ 등 동북아 지역에 핵 도미노 현상이 닥칠 가능성을 열어놓았다는 점에서 위기감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북, 국제사회 반응 보고 대응할 듯=북한은 일단 미국 등 국제사회의 반응을 지켜보며 핵실험 이후 구체적 행보를 결정할 것으로 관측된다. 6일 만에 핵실험 선언에서 실제 실험까지 끝낸 북한은 일단 숨을 고르며 국제 정세흐름의 변화를 면밀히 관망한 뒤 이에 따른 신축적 대응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핵실험이라는 충격파가 협상국면을 조성하면 그에 맞게, 반대로 대북 압박정세를 조성하면 또 그에 맞는 상황별 대응전략을 충분히 마련해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이 과정에서 주도권을 쥐고 자신들의 의도대로 국면을 이끌어가려는 시도를 계속할 공산이 크다. 동시에 UN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결의안이 통과되고 대북봉쇄 등 전방위 압박이 강화될 경우 더욱 강한 대응카드를 들고 나오며 정면 대응할 가능성이 크다. 우선적으로는 영변 5㎿ 핵시설의 폐연료봉 추가 인출 및 플루토늄 재처리 등도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 핵실험을 이미 실시한 북한으로서는 핵실험 추가 실시나 핵기술 이전 등의 위기고조 카드가 남아 있다. 북한 외무성이 지난 3일 성명에서 핵 이전 불허 등 핵 전파방지의무 이행을 다짐하기는 했지만 핵기술 확산은 향후 북한이 사용할 수 있는 분명한 카드 중 하나라는 지적이다. 이상현 세종연구소 안보실장은 “북한은 이번 실험을 계기로 그동안 꾸준히 주장했듯이 미국과의 대등한 위치에서 협상을 요구할 것”이라며 “북한은 핵보유국임을 천명하고 미국과 양자회담을 주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대미압박을 강화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대북압박에 반발하는 정면대결 입장을 취하는 동시에 내부적으로는 어느 때보다 체제단속 강화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북한 지도부로서는 핵실험 실시 이후 국제사회의 제재ㆍ압박에 따른 내부 동요를 막기 위한 조치가 급선무이기 때문이다. /정치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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