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드車 "中 시장서 승부 건다"

남부에 세번째 공장 추진… 시장공략 나서
"글로벌 메이커들 격전으로 리스크 커" 우려도



미국 3대 자동차업체로서는 유일하게 파산보호신청을 내지 않았던 포드자동차가 중국시장에 승부수를 던졌다. 블룸버그통신은 23일 포드자동차가 경쟁력 강화를 위해 중국 남부지역에 대규모로 세 번째 자동차공장을 설립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포드의 이 같은 계획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중국 자동차시장이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시장으로 부상함에 따라 글로벌전략의 핵심 축을 미국에서 중국으로 전환하기 위한 과도적 포석으로 풀이된다. 요즘 중국 자동차시장에는 포드 이외에도 제너럴모터스(GM), 폴크스바겐 등 글로벌 메이커들이 앞다퉈 생산ㆍ판매 네트워크를 대대적으로 확충하며 글로벌 격전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과열경쟁은 중국 자동차시장을 과포화상태로 만들어, 섣부른 중국진출 확대는 화를 자초할 수도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이젠 '미국 포드'아니라 '중국 포드'= GM과 달리 글로벌 금융위기의 풍파를 유일하게 버텨낸 '미국 자동차업계의 자존심'인 포드가 중국을 선택한 것은 중국 자동차시장의 미래 성장 가능성 때문이다. 포드는 중국시장 확대를 통해 미국 내 판매부진을 만회하고 라이벌 업체인 GM을 따라잡겠다는 계획이다. 현재 미국 제2위 자동차업체 포드는 중국 시장에서 2.8%의 판매량을 기록하며 12위권에 머물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앨런 멀랠리 포드 최고경영자(CEO)는 오는 25일 중국을 방문해 중국내 세 번째 공장 착공식에 참석할 계획이다. 충칭에 건설될 이 공장은 최고급 세단과 스포츠 유틸리티 차량(SUV)을 생산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 따르면 연간 생산능력은 15만~30만대로 추정된다. 현재 포드의 중국내 자동차 생산량은 44만대 수준으로 이 공장이 가동되면 중국에서 연간 최대 70만대 이상의 생산능력을 확보하게 된다. 포드는 이미 충칭에서 충칭창안자동차와의 협력 아래 자동차를 생산하고 있으며, 올 들어 8개월 동안 판매량이 30% 증가했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JD파워는 새 모델과 중국 정부 지원이 판매 증대에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보고 있으며, 올해 전체 자동차 판매량은 28%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브라이언 존슨 바클레이즈 캐피탈 애널리스트는 "이전까지 중국 시장은 포드의 관심 밖이었지만 최근에서야 멀랠리 대표가 중국의 중요성을 깨닫고 있다"면서 "글로벌 자동차 시장은 점점 축소되고 있는 반면 중국 시장은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곳에서 생산될 최고급 세단은 GM의 뷰익모델과 경쟁하게 될 것이며, SUV는 중국내 수요가 목표일 것"이라고 밝혔다. ◇글로벌 車메이커 앞다퉈 중국진출= 중국 자동차시장이 세계에서 가장 매력적인 시장으로 부상하면서 글로벌 자동차메이커들이 앞다퉈 중국진출을 확대하고 있다. 유럽 최대 자동차회사인 독일의 폴크스바겐은 최근 중국 시장 확대를 위해 향후 2011년까지 공장 건설 등으로 58억달러(약 7조원)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마틴 빈터코른 폴크스바겐 CEO는 "중국은 세계에서 폴크스바겐에 가장 중요한 시장 중 하나로 수요가 급증하고 있으나 현재의 생산시설로는 불충분하다"면서 "난징 공장의 자동차 생산을 30만대로, 청두는 35만대로 늘리는 등 시설확충과 신모델 개발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지난달에는 GM이 중국의 이치(壹汽)자동차와 공동으로 연산 20만대 규모의 경트럭 생산시설을 갖출 것이라고 밝혔고, 7월에는 이탈리아의 피아트가 광저우자동차와 합작해 2011년부터 연 14만대를 생산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우리나라의 베이징현대자동차도 내년 생산규모를 연 50만대에서 60만대로 늘릴 계획이다. 벤츠와 BMW, 아우디 등 유명 자동차 브랜드들의 중국시장 쟁탈전도 가열되고 있다. 벤츠는 올해 7월까지 전 세계 판매가 18% 줄었지만 중국내 판매는 49%나 급증했고, BMW는 같은 기간 전세계 판매가 19% 감소하는 가운데 중국내 판매는 26%에 이르는 증가세를 나타냈으며, 아우디는 글로벌 판매가 8% 줄었으나 중국판매는 7만9,390대로 15%나 늘었다. ◇"중 진출 아직은 위험" 시각도= 그러나 글로벌 자동차메이커의 '쏠림'현상은 중국시장의 과잉생산을 유발해 리스크가 증대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천빈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 공업국장은 최근 현지언론을 통해 "중국내 자동차에 대한 생산억제조치가 취해지지 않을 경우 2013년에 가면 현 생산체제의 70%만이 가동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중국내 자동차시장이 대략 30%는 과잉상태임을 지적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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