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최대 이동전화회사인 보다이 신세기통신(017)의 3대 주주인 미국 에어터치를 인수함으로써 신세기통신의 경영권 향배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보다폰은 에어터치를 인수함에 따라 신세기통신의 지분 10.6%를 보유, 포철(20.5%), 코오롱(19.2%)에 이어 3대 주주가 됐다.
국내 통신업계는 그동안 국내 통신시장에 적극적인 진출을 시도해온 보다폰이 3대 주주가 됨에 따라 신세기통신의 향후 지분 변동에 큰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보다폰이 신세기통신의 1대 주주로 올라설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그동안 에어터치는 외국인으로서는 신세기통신에 가장 많은 지분을 갖고 있었지만 미국 SBC에 비해 지분 변동이나 경영권 단일화에 상대적으로 큰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었다. 이에 비해 SBC는 코오롱에 거액에 자금을 투자, 포철지분 인수를 시도하는 등 경영권 행사에 적극적인 관심을 보여 왔다.
앞으로 신세기통신의 경영권 향배는 포철·코오롱의 지분단일화 협상과 보다폰·SBC의 경영참여 움직임 등 두 개의 축에 의해 결정될 것으로 점쳐진다.
포철과 코오롱은 당장 보다폰이 신세기통신의 경영권에 영향을 미치키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에어터치 인수작업이 연말에나 가야 법적으로 마무리지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보다폰이 SBC보다 좋은 조건으로 지분 인수를 제의할 경우 협상의 상황이 돌변할 수도 있다고 점치고 있다.
현재 포철과 코오롱은 신세기통신의 지분 단일화 방침에 합의하고 구체적인 방향과 가격을 협상중인 상태다. 양사의 협상에서 상대적으로 코오롱이 지분매각 의사가 높아 포철로 단일화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코오롱은 가능한 한 비싼 가격을 받아내기 위해 SBC와 보다폰이라는 새로운 카드를 내밀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 경우 SBC와 보다폰간의 힘겨루기로 발전할 수도 있다.
포철측은 『코오롱의 지분과 신세기통신의 증자분까지 모두 인수해도 자금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밝혀 최대 주주의 자리를 내놓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오는 3월 주총 이전에 양사의 지분단일화 작업은 어떤 형태로든 매듭지어질 것이기 때문에 보다폰이 끼어들 시간적 여유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공기업 민영화 분위기에 휘말려 포철이 신세기통신의 지분을 포기해야 할 경우, 신세기의 최대 주주는 SBC, 보다폰 혹은 제3의 업체로 낙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실정이다.
신세기통신은 지난해 사업개시 2년 6개월만에 47억원의 흑자(매출 7,751억원)를 실현한데 이어 올해는 가입자를 300만명, 매출규모를 1조2,800억원으로 각각 늘려 1,016억원의 흑자를 올린다는 계획이다.【백재현 기자】